사설

[사설] 교황의 몽골 사목방문과 변두리 교회

입력일 2023-09-05 수정일 2023-09-05 발행일 2023-09-10 제 335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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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함께 희망하기’를 주제로 몽골을 사목방문했다. 교황의 해외 사목방문은 언제나 큰 화제가 되지만, 이번 몽골 방문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교황의 이번 몽골 사목방문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몽골교회는 전체 신자 수가 1400명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이며, 몽골 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방인과 같은 처지이기 때문에 교황의 사목방문 자체가 추진되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초기부터 ‘주변부’, 곧 바레인, 이라크 등 중동지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 남수단과 콩고 등 아프리카 지역에 이르기까지 가톨릭신자가 소수인 여러 국가들을 방문해 왔다.

이번 사목방문 역시 변두리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며 이를 몸소 실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교황은 이번 방문을 통해 몽골 사회에 가톨릭교회를 널리 알리고, 몽골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또한 소수의 가톨릭신자들을 격려하며 큰 용기와 희망을 전했다. 몽골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어려운 처지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정을 함께한 한국 주교단도 이에 발맞춰 몽골교회를 위한 노력에 좀 더 힘을 쏟을 뜻을 밝혔다. 한국교회는 오래전부터 몽골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교육과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교회 전체의 관심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교황의 몽골 사목방문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몽골, 나아가 아시아 복음화에 힘쓰는, 변두리를 향하는 교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