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사랑의 선교 수녀회(하)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22 수정일 2022-11-22 발행일 2022-11-27 제 3320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안산·인천·광주서 노인복지시설 운영

사랑의 선교 수녀회 활동 모습.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1981년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초청으로 한국에 진출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안산시 고잔동 ‘평화의 집’과 인천시 오류동 ‘온정의 집’, 광주광역시 신촌동 ‘성심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세 곳은 노인복지시설로,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도자들은 소외되고 가난한 무의탁 중증 노인 환자를 돌보며 임종의 집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수도자들의 하루일과는 ‘하느님에 대한 봉사’와 ‘인간에 대한 봉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매일미사와 성체현시, 성체조배는 엄격히 지키는 활동 중 하나다. 수도자들은 자신들이 가난한 자를 돌보는 동안에도 그 일이 하느님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묵상하며 “우리는 24시간 내내 관상 수도자임을 잊지 말라”는 창설자의 말씀을 살아간다.

또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기부나 정부나 각종 기구에서 제공하는 재정 보조를 받지 않는다.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완전한 신뢰는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넓은 사람들을 통해 필요한 것들이 이뤄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도자들은 사랑의 신뢰, 완전한 포기 그리고 기쁨이란 수도회 정신을 살아가게 된다.

지역 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가정과 병원 방문, 도시락 나눔, 묵주기도 모임, 이주민 여성 성체조배 및 말씀나누기 등 다양한 영적, 물적 도움을 주는 사도직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은 더럽고 어두운 거리의 노숙자들, 홀로 남겨진 외로운 어르신들, 절망 속에 갇혀버린 어린 영혼들을 찾아 그들 곁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자 한다. 매일 두 명씩 짝을 지은 수도자들은 그렇게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의 한걸음 한걸음은 사랑의 선교 수녀회의 창설자 콜카타의 성 데레사 수녀를 떠오르게 만든다. 그들은 슬리퍼에 발을 넣으며 조건 없이 예수 그리스도가 가는 곳을 따라가겠다는 자신들의 약속을 기억하고 묵주를 손에 쥔 채 길거리로 나선다.

예수 그리스도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그들만큼 가난해지는 삶을 선택한 회원들은 보잘 것 없는 일에 충실하고, 소박한 것들을 따르며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느라 전 생애를 바쳐 구부러져 버린, 그렇지만 언제나 지칠 줄 모르는 내적 에너지 즉 예수님 사랑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던 작은 체구의 마더 데레사”라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처럼 가장 가난한 사람을 돌보느라 구부러져 버린 작은 체구, 하지만 사랑의 에너지로 누구보다 빛났던 성 데레사 수녀를 따르며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도자들은 오늘도 낮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