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30여 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 광교1동본당 한필주 교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6-08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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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품고 신앙 키우는 곳이 교회”

1989년 주일학교 교사 시작
성가대 지휘자로도 헌신
신앙 가르치며 하느님께 감사

제1대리구 광교1동본당(주임 이재현 요셉 신부) 중고등부 주일학교 한필주 교감(페트라·51)은 지난 5월 28일 원천동성당에서 ‘2022년 영통지구 중고등부 연합미사’를 봉헌하며 30여 년 주일학교 교사 생활을 돌아봤다.

영통지구에 소속된 중고등부 학생과 교사 250여 명이 참례한 이번 중고등부 연합미사는 한필주 교감을 비롯한 영통지구 본당 교감단이 머리를 맞대고 기획한 자리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과 걱정, 불안 가운데서도 신앙을 지켰던 서로를 격려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려고 연합미사를 준비했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을 기억하고 돕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한 교감은 동료 교사들과 미사의 전체적인 진행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성가대 지휘자로 아름답고 풍성한 미사 전례가 이루어지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 지휘자는 한 교감 생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1989년 1월부터 서둔동본당에서 처음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중고등부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당시 주임이시던 고(故) 최재필(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초등부 교사 5년을 해야 중고등부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하셔서 초등부 1학년 1년, 6학년 4년을 맡은 후 중고등부 교사로 14년을 계속 봉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앙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하느님께 더없이 감사했다. 성가대 지휘자는 초등부 교사 2년차 때 성가대를 지휘하던 교사가 수녀원에 입회하면서 갑작스레 맡게 됐지만 교사 생활과 더불어 중요 활동이 됐다.

30여 년 교사 생활에 큰 위기도 있었다. 그 위기를 겪으며 교사라는 사명감은 더욱 굳건해졌다.

“교사 생활 20년을 앞두고 대동맥박리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33개월 된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될까 서럽고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다시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 지휘자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살려 주셨다는 생각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교사로 봉사하는 동안 뿌듯한 순간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제자가 결혼해서 부부 교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사제가 된 제자가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 느끼는 보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30년 세월만큼 주일학교도 변했다. 하지만 변치 않는 것이 분명히 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학원 다니느라 바빠서 정해진 시간 아니면 성당에 모이기 힘들어요. 모습과 방법이 바뀌었어도 아이들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며 교회 안에서 신앙이 깊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요. 저는 할머니가 돼서도 교사를 하고 싶습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