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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정진석 추기경 1주기… 추모미사 27일 명동대성당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4-19 수정일 2022-04-19 발행일 2022-04-24 제 329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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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5월 1일까지 1898 광장
특별전 10월 30일까지 역사관

2006년 4월 21일 서울 명동 주교관 앞마당 성가정상 앞에 앉은 정진석 추기경. 서울대교구 제공

서울대교구가 4월 27일 전 교구장 고(故)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 선종 1주기를 맞아 추모미사와 특별전 등을 마련한다.

교구는 4월 21~27일을 정 추기경이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되새기고, 정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기 위한 공식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27일 오전 10시에는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정진석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교구 내 각 본당과 기관단체에서도 27일 미사를 정 추기경을 추모하는 위령미사로 봉헌할 예정이다. 정 추기경 묘지가 있는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서는 30일 오전 10시30분 총대리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각 본당에서는 추모 기간 동안 정 추기경 1주기 현수막을 게시한다.

정 추기경을 기리는 사진전과 특별전도 열린다.

교구 문화홍보국(국장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은 21일부터 5월 1일까지 주교좌명동대성당 지하 1898 광장에서 ‘별빛 같은 사람-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사진전’을 진행 중이다. 사진전 개막식은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과 교구 주교단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오후 4시 정 대주교 주례로 열렸다. 이번 사진전에는 정 추기경의 생애를 주교서품 이전, 청주교구장 시절, 서울대교구장 시절, 은퇴 이후로 나눠 모두 30여 점의 사진을 전시 중이다. 또한 정 추기경이 생전 저술한 60여 권의 도서를 비치하고 직접 읽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정진석 추기경 특별전에 전시될 1970년 이후 사용한 주교관.

27일 오전 11시에는 서울대교구 역사관에서 특별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개막한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주최하고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관장 원종현 야고보 신부)이 주관하는 이번 특별전은 정 추기경이 인생의 큰 고비마다 가슴에 새기고 의탁했던 복음 구절을 따라 묵상하며 정 추기경의 일생을 시간 순서대로 걸어볼 수 있도록 준비됐다. 관람은 10월 30일까지 화요일~주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정진석 추기경 특별전에 전시될 서신. 정 추기경이 6·25전쟁 중 미군 통역관으로 복무할 때, 미국에 있는 장건(장익 주교의 형)에게 보낸 편지다.

특별전 제목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은 정 추기경의 사목 표어로, 주교로서 모든 사람을 대등하게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맞이하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별전은 크게 ▲야훼 이레 ▲나 너를 사랑하는 줄을 너 알으시나이다(요한 21,15) ▲모든 이에게 모든 것(1코린 9,22)으로 구성된다. 시기적으로는 ▲유년시절부터 신학교 입학 전까지 ▲사제수품과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 대학원에서 교회법을 전공한 유학 시기 ▲주교수품 이후의 삶으로 구분된다. 특별전에는 정 추기경의 세례·견진성사 증명서, 학창시절부터 즐겨 보던 사전, 주교·대주교·추기경 임명 칙서, 가까이 두고 쓰던 소품들, 친필 원고 및 평생 동안 출간한 60여 권의 저서와 번역서 등이 한 자리에 전시된다.

정 추기경은 1970년 39세 나이로 제2대 청주교구장에 착좌한 후 1998년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에 이어 제12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로 임명됐다. 2006년에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에 의해 한국교회 두 번째 추기경에 서임됐다. 정 추기경은 오랜 기간 짊어진 책임감으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번 사진전과 특별전에서 고인의 인간적 면모와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