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주님 말씀에 귀기울이는 신자 정치인 돼야

입력일 2022-04-05 수정일 2022-04-05 발행일 2022-04-10 제 328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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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가르침에 충실한 길을 가다보면 당장은 작은 반대자도 만나겠지만, 더 길게는 또 더 넓게는 깊은 존경과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3월 31일 봉헌된 국회 신춘미사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신자 국회의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요약하면, ‘하느님 뜻이 반영된 정치를 해 달라’는 부탁이다.

모든 신자 정치인은 정 대주교의 당부에 귀기울여야 한다. 정략적인 득실만 따지다 보면, 신앙은 온데간데없다. 올바른 신앙을 가진 신자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하느님 말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대주교의 이런 당부가 새삼 와 닿는다. 사형제 폐지나 사회적 약자 보호, 빈부격차 해소, 낙태죄 관련법 개정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전체 국회의원 수 300명 중 현재 가톨릭신도의원회에 등록된 사람은 64명, 비율로 따지면, 21.3%가 넘는다. 한국천주교회 복음화율(11.2%. 2020년)보다 훨씬 높다. 하느님 가르침을 제대로 전파할 수 있는, 정책적인 토대 마련이 가능한 비율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 부족’이라고 판단한다.

제발, 신자 정치인들만이라도 소명의식을 잃어버린 채 거짓을 진실로 호도하거나 가볍게 처신하는 ‘정치꾼’이 되지 않길 바란다. 올바른 의식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데 한몫해 주길 기대한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되길 당부한다. ‘혹시 내가 무늬만 신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신자 정치인들이 늘 가지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