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유해 발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09-01 수정일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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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가 9월 1일 한국교회 첫 순교자인 윤지충 복자와 권상연 복자, 윤지헌 복자의 유해 발견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교회 첫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복자 권상연(야고보)의 무덤 및 유해를 230여 년 만에 찾았다. 아울러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복자 윤지헌(프란치스코)의 유해도 함께 찾았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9월 1일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해의 진정성에 대한 교령’을 발표, 이번 발견된 유해들이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라고 선언했다.

이어 김 주교는 교구장 특별담화문을 통해 “이 발견은 실로 놀라운 기념비적 사건”이라며 “순교자들의 피를 밑거름 삼아 성장해 온 우리교회가 그 순교역사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시는 분들의 유해를 비로소 찾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복자들의 유해는 2021년 3월 11일 전주교구 초남이성지가 유항검의 일가의 원묘지터인 바우배기(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169-17)를 성지로 개발하기 위해 바우배기의 무연고분묘를 개장하면서 발견됐다. 개장과정에서 순교자로 추정되는 유해와 순교자의 이름이 적힌 백자사발지석이 출토됐다.

이에 전주교구는 교회법적 절차에 따라 유해를 발굴하고, 유해 관련 사실 확인과 조사과정에 들어갔다. 특히 교구는 유해에 대해 치아와 골화도를 통한 연령검사, 해부학적 조사,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고 출토 유물에 대해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하는 등 과학적 검증을 실시했다. 더불어 교회사 문헌과 구전 등 여러 교회사적 정황증거를 통해 유해의 진위를 검토했다.

9월 1일 전주교구청 유항검관에서 연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유해 발견 발표 및 교구장 교령 공포’ 기자회견 중 호남교회사연구소장 이영춘 신부는 “묘소의 정밀조사 및 출토물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묘지의 조성연대와 출토물의 연대가 복자 윤지충 바오로과 복자 권상연 야고보가 순교한 1791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 “해부학적인 조사 결과로는 유해에서 참수형에 해당하는 특이소견을 확인했으며, Y염색체 부계확인검사 결과 각각 해남윤씨와 안동권씨 친족 남성 5명의 유전정보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구는 연구된 자료를 바탕으로 특별법정을 열어 유해의 진정성을 공증했다. 전주교구 사법대리 겸 재판장 김진화 신부는 “교구특별법원은 2021년 8월 10일자로 발령된 교구장 주교의 교령에 따라 특별법정을 2021년 8월 18일에 개시했다”며 “제출된 과학적 연구 결과와 고고학적 분석 결과 그리고 교회의 역사적 문헌 등 여러 증거물을 검토한 결과, 이에 반대되는 주장과 증거가 없어, 바우배기에서 발굴 및 수습된 유해가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바우배기 개장 전 모습

바우배기 묘지 개장 및 발굴 작업 모습

윤지충과 권상연, 윤지헌 복자의 무덤 장소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