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다큐멘터리 ‘한국인 김대건’ 연출한 박정미 감독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07-13 수정일 2021-07-13 발행일 2021-07-18 제 325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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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치 찾아 살아낸 김대건 성인의 삶 담고 싶었죠”
신앙 지키기 위해 수난 감내했던 청년 김대건의 열정 작품에 그려
사계절 변화에 따라 촬영하며 하느님의 섭리도 체험하게 돼

박정미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며 고통과 수난을 감내하고 값진 삶을 사셨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 사는 사람과 보이는 가치를 찾아 사는 사람은 생을 마감할 때 마음이 같을 수 없습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따라 살라고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다큐멘터리 ‘한국인 김대건’을 연출한 박정미(체칠리아) 감독은 작품 핵심 내용에 대해 “김대건 신부님처럼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따라 산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 후회 없는 생을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제 ‘The Passion’과 관련해서도 “열정이라는 의미와 함께 수난이라는 뜻도 지니지만 사람들에게 수난의 의미는 가라앉고 겉으로 드러나는 열정만 부각되는 듯하다”면서 “김대건 신부님은 고통과 수난을 감내했기에 더 값진 삶을 사셨고,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이 바로 김대건 신부”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은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마지막 보루는 보이지 않는 가치, 곧 신앙이라는 점을 몸소 실천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다큐멘터리 제목에 ‘한국인’을 붙인 이유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김대건 신부님 기념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은 ‘그런 분이 계셨지’ 정도로만 김대건 신부님을 알고 있을 뿐, 이분이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고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년 김대건’의 정신을 오늘날 청년들이 되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은 중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배를 타고 한국 땅에 오신 것처럼 용기 있게 돌진하는 삶을 사셨지만 오늘날 청년들은 해보지도 않고 좌절하고 미래를 암담하게 바라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청년들이 ‘주님의 백그라운드’를 회복하려면 ‘청년 김대건’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한국인 김대건’은 지난해 4월 11일 첫 촬영에 들어가 약 15개월 만인 지난 7월 4일 공개됐다. 박 감독은 촬영 기간 ‘주님께서 김대건 신부님을 알리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을 마련해 주신다’는 체험을 했다. 김대건 신부가 겨울에 활동하던 모습 촬영을 위해 눈이 와야 하는 때에는 오랜 기다림 끝에 눈이 왔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 전 체포된 곳인 백령도 촬영이 필수적으로 필요했지만 기상 여건 등이 맞지 않아 번번이 백령도 입도를 포기했었다”며 “결국 지난해 12월 10일 백령도에 제작진과 함께 들어가 2박3일 일정을 소화하면서 ‘야훼 이레’라는 하느님의 섭리를 느꼈다”고 밝혔다.

‘한국인 김대건’의 마지막 장면은 백령도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모습입니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은 백령도에서 체포돼 순교하셨다”면서 “지금도 그곳에서 다시 떠오르는 태양은 김대건 성인의 정신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한국인 김대건’ 다큐멘터리는 유튜브 ‘천주교 수원교구’에서 볼 수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