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故 김봉기 신부 장례미사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7-13 수정일 2021-07-13 발행일 2021-07-18 제 325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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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모든 것 바치며 큰 울림 주고 떠난 목자”
갑작스런 뇌출혈로 선종
안구 비롯한 시신 기증
직접 순교극 제작·공연
신자들에게 큰 감동 주며 활발한 활동 펼쳤던 사제

7월 11일 김봉기 신부 장례미사 중 이성효 주교 주례로 고별식이 거행되고 있다. 수원교구 홍보국 제공

평소 약속했던 안구와 신체 여러 부분을 기증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내놓은 사제의 마지막 길이었다.

7월 11일 오후 7시30분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고(故) 김봉기 신부의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7월 12일부터 시행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앞서 이날 거행된 장례미사는 유가족과 동창 사제단, 교구청 사제단만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됐으며 ‘천주교 수원교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사제생활 만 24년 6개월을 통해 사제직을 큰 축복의 선물로 여기며 신실하게 주님을 고백하고 전했다”며 김 신부를 회고하고 “시신 기증을 통해 남김없이 가진 전부를 나누는 큰 울림을 주고 떠났다”고 말했다.

특별히 김 신부가 생전에 마당성극 제작을 통해 신자들의 신심을 북돋우고 공동체 활성화에 힘썼던 노력을 떠올린 이 주교는 “신부님은 일반 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 방송국 피디로 활동하며 라디오 극본 등을 썼던 경력을 바탕 삼아 사도 바오로의 일대기 및 남양성지 순교자 박 마리아 김 필립보 부부 순교극, ‘마재의 성가정-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등을 제작하고 공연해 신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고 밝혔다.

또 “‘마재의 성가정-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내용 중,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해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또 사제 영입 운동에 힘을 바치라고 아들 정하상 바오로에게 남긴 정약종의 대사를 늘 마음에 품으며 자신의 사제직 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기억했다.

7월 12일 문희종 주교가 김봉기 신부의 무덤 축복식 및 하관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고별식은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주례했다. 고별사를 맡은 김대영 신부(제2대리구 동판교본당 주임)는 “‘오늘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마지막 하루’라는 가르침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는 삶이지만,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이별한 우리들 마음은 허망하다”고 토로하고 “하지만 신부님이 평소에 즐겨 부르시던 가곡 ‘명태’의 ‘찢어져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라는 가사처럼 모든 이에게 희망 기쁨이 되었음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7월 12일 오전 9시 발인식 후 유해는 안성추모공원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무덤 축복식 및 하관 예식’은 교구장 대리 문희종 주교가 주례했다.

1963년 경기도 이천군 부발면에서 출생한 김봉기 신부는 1997년 1월 31일 사제품을 받았으며, 이후 신장·하안·분당성마태오본당에서 보좌 신부로 사목했다. 계속해서 공도·조암·송현·율전동·구산본당에서 주임으로 사목 활동을 펼쳤고, 2019년 스승 예수 피정의 집과 성바오로딸수도회 여주 분원의 성사 담당을 맡았다. 2021년부터 사회복음화국 병원사목위원회에서 사목하던 중 지난 7월 10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해 5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