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농업 지킴이 40여 년… 월례회 500차 맞았다 각종 어려움에도 포기 않고 창조질서보전 선구자 역할 1979년 창립 후 거의 쉼 없이 생산 활동과 생활 태도 평가
가톨릭 농민운동의 역사와 함께하며 생명농업을 이끌어 온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쌍호분회(분회장 진상국)가 6월 5일 500차 월례회를 열었다. 이를 기념해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는 7월 5일 오전 10시 경북 예천군 농은수련원에서 쌍호분회 500차 월례회 기념식을 열었다. 안동교구는 제26회 농민 주일 기념미사도 쌍호분회 500차 월례회를 기념하기 위해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이날 앞당겨 거행했다.
기념식은 안동교구 농민사목전담 안영배 신부 사회로, 쌍호분회 회원들이 그동안의 시간들을 회상하며 나누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1979년 3월 창립한 쌍호분회는 500차 월례회까지,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등 사유로 두 차례 건너뛴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회의를 멈추지 않았다. NGO를 포함한 한국 농민 운동사를 보더라도 500차 월례회를 가진 공동체는 찾기 힘들다. 진상국(시리노) 분회장은 “공동체 안에서 생명농업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월례회가 가진 의미가 크다”며 “생산 활동과 생활 태도가 일치했는지 회의 때 서로 평가하고 반성, 다짐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금껏 이어왔다”고 밝혔다. 쌍호분회는 설립 초기 정부로부터 농민회 운영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하지만 쌍호분회는 도로부역 강제 동원 반대, 각종 잡종금 강제 거부 운동 등을 꾸준히 펼치며 농민들의 권익을 위해 더욱 노력했다. 특히 쌍호분회는 1990년대 초 생명농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기후위기 속 창조질서보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진 분회장은 “지금은 친환경과 관련된 정보도 많고 기술도 발전됐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 정보가 없었다”며 “그저 땅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자는 마음만으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모두 사람 몸으로 하다보니 허리와 손가락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면서 “하느님을 믿지 않았으면 벌써 포기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쌍호분회는 생명농업의 주요한 작업으로 자급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겨울이면 낙동강변에서 정비되는 왕버드나무를 가져와 잘게 파쇄해 소에게 바닥 깔개를 해준다. 이 깔개는 소똥과 섞여 자급퇴비가 돼 다시 농산물로 태어난다. 동물복지와 친환경 먹거리 모두 고려한 작업이다. 또한 쌍호분회는 소량 다품종 생산을 최대한 지키고자 한다. 1990년대 말부터는 서울에 있는 본당들과 연계해 도농교류도 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쌍호분회는 2019년 제14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혁주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쌍호분회의 40여 년 여정은 이스라엘의 광야 체험처럼 순탄한 시간이 아니었다”며 “깊은 신앙이 있었기에 이 험난한 여정을 걸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쌍호분회는 성 김대건 신부의 순교 정신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사 말미에는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와 우리농 생활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한 생태적 삶 7년 여정’에 동참하는 실천선언을 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생명농업 실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우리농촌살리기 운동 전개 ▲나와 지구를 살리는 건강밥상 차리기 ▲생태 환경 지키는 생활 실천을 약속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