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죽전1동본당 ‘세계 조부모와 노인 주일’ 프로그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6-22 수정일 2021-06-22 발행일 2021-06-27 제 325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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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험 우러난 신앙 함께 나누며 아이들과 소통
성경동화·미사·수기 공모
본당 어르신들 직접 참여
신앙유산 자연스레 전수

6월 17일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경동화’ 아브라함 편 영상 촬영을 마친 뒤 한정욱 신부(뒷줄 가운데)와 본당 어린이 및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제1대리구 죽전1동본당(주임 한정욱 신부)이 오는 7월 25일 처음 시행되는 ‘세계 조부모와 노인 주일’을 맞아 어린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하는 교리 및 미사 봉헌 시간을 마련해 주목된다.

지난 6월 19일 오후 2시 초등부 주일학교 SNS 채널에는 본당의 한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뻘 되는 어린이들에게 성경이야기를 읽어주고 함께 묵상을 나누는 훈훈한 영상이 방송됐다. 초등부 주일학교(교감 오한나)가 주관한 ‘할머니, 할아버지를 통해 전수되는 신앙교육 프로그램’ 프로젝트1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경동화’(이하 성경동화) 첫 시간이었다. 영상 촬영은 주임 한정욱 신부가 직접 맡았다.

이날 낭독에 나선 조건환(아드리아노·80) 어르신은 ‘예수님이 기적을 베푸셨어요’를 주제로 예수님께서 행한 기적과 관련된 성경 구절을 읽어주고 자신의 삶에서 느낀 짧은 묵상을 어린이들과 나눴다. 어르신과 어린이가 성경 묵상을 함께 나누는 보기 드문 자리였다.

본당 초대 사목회장을 역임한 조 어르신은 동화 낭독 후 어린이들에게 하모니카 연주를 선물했다. 카나의 기적 등 성경 속 예수님의 기적 사건들을 어르신의 편안한 언어로 읽어주는 모습에 SNS 채널 댓글 창에는 어린이들과 주일학교 부모들은 물론 성인 신자들의 응원 댓글이 잇따랐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격려도 나왔다. 교리 프로그램으로 출발된 프로젝트가 공동체 모두의 관심과 소통 계기가 된 것이다.

성경동화 프로젝트는 네 명의 어르신이 15분 분량으로 구약과 신약 속 내용을 들려주는 형식이다.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와 더불어 7월 17일까지 부르심을 받은 열두 사도, 노아의 방주, 아브라함을 주제로 방영된다.

영상을 시청한 어린이들은 본당 할머니와 할아버지 출연이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다’는 반응이다. 김시아(보나·11) 어린이는 “더 재미있고 교리 선생님이 들려주실 때 보다 귀에 잘 들어왔다”고 말했다.

참여 어르신들은 ‘봉사할 기회가 생겨 선물을 받은 듯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낭독에 참여한 김정희(가타리나·78) 어르신은 “어린이를 위한 봉사에 초대돼 축복받은 느낌“이라며 ”손자 손녀를 돌보는 시간은 삶의 경험을 나누고 은총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이런 프로그램이 자주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초등부 주일학교는 성경동화 외에 프로젝트2 ‘조부모님과 함께하는 온 가족 미사’(7월 24일), 프로젝트3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신앙을 소개합니다’ 등을 세계 조부모와 노인 주일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세계 조부모와 노인 주일 제정 취지처럼 가정 안에서 튼튼한 신앙의 버팀목으로 존재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풍요로운 신앙유산을 기억하고 젊은 세대가 어르신들의 신앙을 잇기 위한 자리다.

7월 24일 오후 4시 봉헌되는 미사는 프로젝트2, 어린이들과 부모들 또 본당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하는 온 가족 미사다. 프로젝트3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신앙을 소개합니다’는 7월 18일까지 열리는 교구 청소년위원회 주최 조부모님에 대한 신앙 수기 공모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상은 본당 자체적으로도 진행한다. 제출된 수기는 7월 24일 미사 때 전시될 예정이다.

한정욱 신부는 “이번 프로젝트는 어르신들이 본당 안에서 가장 어린 아이들에게 신앙을 전해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거리감을 좁히는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조부모와 노인 주일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그분들 사랑을 되새기는 날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