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LG의인상’ 수상한 건국대학교병원 고영초 교수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1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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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무료 진료… “봉사하면 큰 기쁨 얻어”
의료 취약 지역 찾아가거나 전신상의원 등 자주 방문
“사제 되지 못한 미안함에 세상에 도움 되려 봉사 시작”
44년 진료 봉사로 LG의인상을 수상한 고영초 교수. 고영초 교수 제공
“습관이 돼서 그래요. 습관이.” 5월 26일 ‘LG의인상’을 받은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의사 고영초(가시미로·68·수원교구 과천본당) 교수는 수상 소감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1973년부터 48년, 군의관 시절과 해외 연수 등으로 봉사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하면 44년간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쳐 온 그는 “이제는 봉사를 안 하면 몸이 이상하다”며 “나눔은 기쁨”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1973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의료 취약 지역을 찾아가 봉사했다. 의사 생활을 시작한 197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현재도 매달 2~3회 전진상의원과 요셉의원, 라파엘클리닉을 번갈아 방문하며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있다.

이렇게 고 교수가 진료 봉사를 지속해 온 이유는 하느님을 향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다. 신부가 되려 했던 고 교수는 자신이 신부의 길을 벗어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고, 지금도 하느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진료 봉사를 통해 고 교수는 자신이 오히려 더 큰 기쁨을 얻고 있다고 강조한다. 봉사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특별히 자신이 수술해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지금까지 잘 살아오고 있는 것도 봉사 덕분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고 교수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고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마태 25,40.45)이라는 말씀을 늘 명심하며 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힘닿는 때까지 봉사를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