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교구·에밀 타케 기념사업회, 왕벚나무 자생지·선교유적지 탐방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4-13 수정일 2021-04-13 발행일 2021-04-18 제 324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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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사랑한 선교사’ 타케 신부 발자취 되새겨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앞줄 오른쪽 두 번째),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4월 8일 제주시 산록북로 관음사 캠핑장에서 열린 ‘에밀 타케 신부가 발견한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및 선교유적지 탐방’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주교)와 에밀 타케 기념사업회(회장 오충윤, 이하 기념사업회)는 4월 8일 제주시 산록북로 관음사 캠핑장에서 에밀 타케(Emile Joseph Taquet, 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가 발견한 제주 왕벚나무의 자생지 및 선교유적지 탐방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교구가 기념사업회와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을 기리고자 공동 주최했다. 이 과정에서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주한 프랑스 대사도 교구 초청에 흔쾌히 응하며 방문이 성사됐다. 그는 2019년 주한 프랑스 대사로 부임한 이래, 프랑스인들이 우리나라 안에서 관계 맺고자 노력해 온 흔적들을 찾아왔다.

이날 행사에는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강성의 제주도의원, 김찬수 한라생태문화연구소장, 오충윤(야고보·제주 서귀포본당) 회장 등 관계자 14명이 참석했다. 일행들은 관음사 캠핑장 왕벚나무 자생지에서 워크숍을 마치고 서귀포시 신례리 왕벚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 156호)를 방문했다. 이후 에밀 타케 신부가 선교활동을 한 면형의 집(홍로성당 터), 서귀포시 호근동 하논성당 터를 차례로 답사했다.

문 주교는 인사말에서 “에밀 타케 신부님은 제주도민들과 제주 문화에 적응하고 정착을 위해 힘쓰며 그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자 노력하신 분”이라며 “신부님이 식물을 채집하고 제주도민들을 사랑하며 보여준 선교사로서의 업적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필립 르포르 대사는 “‘개척자’이셨던 에밀 타케 신부가 남긴 발자취를 확인하면서 선교 사업을 위해 제주에 온 많은 프랑스 출신 사제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신부님이 선교지에서 보여준 무한한 애정과 식물학자로서 생물 다양성 보존에 들인 노력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긴다”고 말했다.

에밀 타케 신부는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에서 사목하는 동안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임을 알리고, 온주 밀감을 일본에서 들여와 제주를 감귤 주산지로 성장하게 했다. 그는 제주에서 총 7047점의 식물을 채집해 식물학자로서 우리나라 식물 분류학에 이정표를 남겼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