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황, 세계 평화의 날 담화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0-12-28 수정일 2020-12-29 발행일 2021-01-01 제 3226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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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군비 경쟁 멈추고 빈곤 퇴치 위해 힘 모아야”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 주제
‘세계 기금’ 창설 재차 강조
제3세계 보건 복지 증진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통해 “각국 군비를 감축해, 빈곤을 몰아내고 제3세계 보건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세계 기금’(Global Fund)을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각국 군비를 감축해, 빈곤을 몰아내고 제3세계 보건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세계 기금’(Global Fund)을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교황은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를 주제로 발표한 담화에서 “많은 지역과 공동체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았던 시절을 더 이상 기억하지도 못한다”며 세계 곳곳에서 빈발하는 폭력 분쟁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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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이에 따라 전 세계 지도자들이 군비 경쟁에 사용되는 자원들을 감축하고 평화로운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기금을 조성해 새로운 ‘세계 기금’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교황은 담화에서 “분쟁의 결과는 언제나 파괴와 인도주의적 위기일 뿐”이라며 “무기, 특히 핵무기에 소비되는 이 막대한 자원들은 평화와 온전한 인간 발전의 증진, 빈곤 퇴치, 보건 서비스 제공과 같은,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더 중요한 우선 사항에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이러한 제안은 이미 사회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 제안한 것으로, 교황은 이 회칙 262항에서 “무기와 군비 확충에 사용되던 자원을 절감해 굶주림 퇴치와 최빈국들의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세계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회칙 「민족들의 발전」 51항에서 “가난한 민족들을 구제할 세계 기금”을 제안하고 “모든 나라들의 공동 노력만이 이 무의미한 경쟁을 멈추고 나라들 사이의 우정 어린 대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교회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1968년 1월 1일 “평화란 생명과 진리와 정의와 사랑이 지닌 가장 높고 절대적인 가치를 선포하는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담화에서 또 가톨릭교회 사회교리 원칙들을 분쟁과 불평등이 만연한 오늘날 세계가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나침반’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교황은 그럼으로써 “모든 사람의 가치와 존엄을 존중하고, 공동선을 위해 연대해 함께 행동하며, 빈곤, 질병, 노예살이, 차별, 갈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일으켜 세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