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자선 주일에 생각하는 형제애 / 박영호 기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0-12-08 수정일 2020-12-08 발행일 2020-12-13 제 322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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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同病相憐) 혹은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라는 속담이 참으로 진리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본지는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라는 코너를 통해 힘든 분들을 소개하고 뜻있는 분들의 성금을 모아 도움을 준다.

통장에 찍히는 수많은 분들의 5000원, 1만 원 후원금을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큰 목돈이 아니라 그처럼 소소하고 소박하지만 성전에 바치는 과부의 렙톤 한 닢처럼 사랑이 담긴 작은 정성들이 모여서 고난을 이길 큰 힘을 주곤 한다.

대림 제3주일은 자선 주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가뜩이나 힘든 이들에게 주는 충격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맞는 자선 주일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모든 사람들이 힘들지만, 코로나19가 주는 충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결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자선 주일 기획 취재를 하면서 두 가지를 확인했다. 하나는 전체적으로 기부와 후원, 봉사 인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기부와 후원을 머뭇거리게 하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웃을 위한 모금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꺼이 손을 내어 준다는 것이다.

결국 고통과 어려움의 해법은 단 한 가지다. 착한 사마리아인을 이기심에 빠진 현대인의 위기를 극복할 모범으로 제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형제애’가 그 유일한 길이다. 모두 형제라는 의식, 그 단 한 가지로부터 모든 해결책이 나온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