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제4회 국제학술대회 ‘끝나지 않은 전쟁’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11-17 수정일 2020-11-18 발행일 2020-11-22 제 3220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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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이행에는 ‘용서와 화해’ 우선”
2023년 정전협정 70주년까지 평화 구축 위한 교회 역할 모색
더 많은 이 마음 모을 수 있게 기도운동과 평화교육 제안

11월 12일 파주 홍원 연수원에서 의정부교구 주최,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4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한 발제자와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로 이행하려면 상호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국내외 전문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의정부교구는 11월 12일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강주석 신부) 공동 주관으로 제4차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가톨릭신문사(사장 김문상 신부)와 가톨릭평화방송(사장 조정래 신부) 후원으로 개최한 올해 국제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끝나지 않은 전쟁’을 주제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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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4회에 걸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교회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그 시작점으로서 전체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의미가 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혼합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는 국내 전문가 50명과 함께 사전 등록한 국내외 전문가 50명이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으로 함께했다. 유튜브 중계에는 30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회의는 ‘참회와 화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3개 세션에 걸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우리가 겪은 과거 고난과 아직도 겪고 있는 고통의 현실을 올바로 직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나아가 전후 두 세대 이상의 시간이 경과한 만큼 남·북·미·중 당사국들이 전쟁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상호 용서와 화해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회는 평화를 제대로 중재하지 못한 과거를 참회하고 먼저 용서를 청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는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남은 것은 기도와 회심”이라며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겪으신 분들 입장에서 용서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도록 교회가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정한 평화는 오직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교회 가르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용서와 화해의 대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운동을 펼치고 평화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분단체제가 평화체제로 이행되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실천과제라는 것에 공감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 기원 밤 9시 주모경 바치기’를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기도뿐 아니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서명운동 등 새롭고 창의적인 실천 방법들을 구상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입구로서, 상징적이지만 종전선언이 갖는 의미를 중요하게 다뤘다. 이에 조속한 종전선언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전 세계 1억 명 서명을 목표로 진행하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교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실천 방안을 구상하고 이행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