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웃에 사랑 전하는 ‘부산 명지본당 빈첸시오회’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0-10-13 수정일 2020-10-13 발행일 2020-10-18 제 321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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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갑니다
지역 소외층 생활비 지원
이주노동자 쉼터도 도와
연 2회 바자로 비용 마련 

부산 명지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9월 19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추석선물을 차에 싣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명지본당 빈첸시오회 제공

부산 명지본당(주임 원정학 신부)은 한가위를 맞아 최근 어려운 이웃에게 자비의 예수 상본 액자와 영성서적, 생활 보조금을 나눠줬다.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찾아가 돕는 이 활동은 본당 소속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명지협의회(회장 안병현, 이하 명지빈첸시오회)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돼왔다. 특히 명지빈첸시오회는 이번 한가위부터 교도소와 구치소 수감자들에게도 영성서적을 전달하면서 활동 폭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우리는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어려운 이웃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명지빈첸시오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던 김명선(요셉) 본당 평협회장은 나눔 실천이 그리스도인 정체성에 따른 당연한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10월 설립된 명지빈첸시오회는 본당 구역이나 신앙 유무를 떠나 주변 어려운 이웃 가정에 매월 생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가정 단위뿐 아니라 부산과 제주지역 이주노동자 쉼터 등 시설도 꾸준히 돕고 있다. 또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들꽃마을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일시 구호금을 전달하고 있다.

수혜자들에게 명지빈첸시오회는 생활 보조금을 전하는 수준을 넘어, 가장 아픈 곳을 보듬는 가족이 돼 주고 있다. 외롭고 가난했던 한 노부부에게는 선종 후 기꺼이 상주 역할을 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중병을 앓으며 살아갈 의지마저 잃어버렸던 한 청년에게는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집수리를 해주는 등 다시 살아갈 이유를 일깨워줬다. 가족 중 가장 어린 딸이 세대주가 돼버린 사연이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정부 지원과 교육 등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마련해주려고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이 다문화가정은 “세례 받고 명지빈첸시오회 활동을 하면서 받은 은혜를 돌려드리겠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명지빈첸시오회 회원이기도 한 김귀순(엘리사벳) 본당 홍보분과장은 “우리가 하는 일은 봉사를 넘어 은총 체험”이라며 “그래서 더 많이 하고 싶고, 이를 통해 주님께 더 많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홍보분과장은 또 “명지빈첸시오회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못 받았을 이 은총들을 더 많은 신자들과 나누고 싶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활동 비용은 회비뿐 아니라 본당 성물방 운영으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봄, 가을 연 2회로 여는 바자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오는 10월 25일에도 바자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지난 봄 바자를 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더 많은 신자들 참여가 절실하다고 명지빈첸시오회는 말한다.

명지빈첸시오회 안병현(베드로) 회장은 “빈첸시오회 활동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그리스도인 나눔 통로”라며 “각 본당마다 빈첸시오회 활동이 활성화돼 어려운 이웃에게 더 많은 사랑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