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 주교단, 청와대 초청 오찬 간담회 참석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08-25 수정일 2020-08-25 발행일 2020-08-30 제 320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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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천주교, 코로나 극복 위해 큰 결단… 모범 돼 주길”

한국 주교단이 8월 2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이 마련한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 주교단이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과 만나 한마음 한뜻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8월 20일 청와대에서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미사를 중단하는 등 한국교회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하고 자체 방역 관리에도 노력한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천주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왔다”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들과 나눔과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는 코로나 극복과 수해 복구에도 국민들께 많은 위로를 주었다”면서 “지역감염이 시작된 지난 2월 전국의 모든 교구에서 일제히 미사를 중단하는 큰 결단을 내려주셨고,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사순절과 부활절 행사를 방송으로 대신하여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셨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종교가 모범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에게 “종교 지도자들께서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 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용기와 기도를 나눠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회의 의장이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김준철 신부가 참석했다. 이날 염수정 추기경은 낙태법 폐지 반대와 입시 위주 교육 탈피 의견을 담은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7월 3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간담회’와 7월 26일 ‘한국 불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이어 문 대통령이 종교계와 소통하는 자리로, 현 정부가 한국교회 주교단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한국 주교단 초청 간담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대통령 일정과 코로나19 사태로 수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어렵게 성사됐다.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옆자리는 2m, 마주보는 거리는 4m 간격을 유지해 앉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정부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우리 천주교회는 정부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신자들이 개인위생에 철저하도록 각 본당 신부님들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환길 대주교는 지난 2월, 대구의 상황을 언급하며 “결국은 코로나를 막아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로 나누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고,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길”이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때의 경험이 수도권 대유행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빠르게 극복해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주교회의 대표로 ‘묵주기도의 모후’라는 제목의 성화를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성화는 지구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기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팔목에 찬 묵주의 메달 문양은 한반도 지도로 남북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