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발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자생활 지침서」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08-18 수정일 2020-08-19 발행일 2020-08-23 제 3208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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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의 ‘슬기로운 신앙생활’ A to Z
공동합의성’ 실현 위해 노력해온 평협
‘코로나19 설문조사’ 신자들 바람에 응답
자료 수집부터 작성까지 전 과정 주도
평신도 주축으로 만든 지침서 큰 의의
가정서 실천 가능한 신앙생활에 초점
신령성체·온라인 미사참례·대송 등
9가지 주제별로 구체적인 안내 담아
모바일·웹 버전 함께해 접근성 높여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김용무, 담당 이재화 신부, 이하 의정부 평협)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들에게 신앙의 의무를 다할 있도록 돕는 안내서를 발간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자생활 지침서」(121쪽, 이하 「코로나19 지침서」)라는 제목으로 모바일, 웹 버전과 함께 발간된 책자에는 코로나19 기도문부터 기도생활, 온라인 콘텐츠 활용 방법까지 총 9가지 주제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 이번 「코로나19 지침서」는 평신도들이 주도해서 만들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시대의 화두인 ‘공동합의성’에 기초한 의정부 평협의 「코로나19 지침서」를 살펴 본다.

■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평신도들이 발간한 코로나19 지침서

「코로나19 지침서」는 의정부 평협이 먼저 교구에 제안하면서 시작했고 자료 수집부터 작성까지 모든 부분을 주도했다.

의정부 평협은 지난 5월 교구 선교사목국(국장 이재화 신부)과 코로나19 신자설문조사를 시작해 6월에 설문조사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때 나온 6000여 건의 주관식 응답에서 교구 신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신속한 응답을 해 주길 바라는 요청이 많았다. 의정부 평협은 이에 대한 응답의 일환으로 이번 지침서를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재화 신부는 “이 지침서를 제안하고 주도한 교구 평협은 공동합의성을 살아 내기 위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부터 교구 평협 차원에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자료를 준비 중이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번 지침서가 그 첫걸음이 됐다”며 “의정부교구는 이 지침서 발간을 계기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돕기 위해 교구 평협과 함께 계속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지침서」의 모바일과 웹 버전을 책임진 의정부 평협 박진균(안드레아) 홍보분과장은 “코로나19로 함께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온라인 콘텐츠를 대안으로 생각해 작업을 시작했다”며 “직접 대면하기 힘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신앙생활 지침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평협 위원들과 필진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교회적인 것이 무엇인지 느꼈다”고 고백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도 「코로나19 지침서」 추천사에서 “교회가 어려울 때 솔선해서 이런 자료를 만들어 준 교구 평협 임원들과 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안내서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그 이후까지를 준비하는 신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자생활 지침서」 발간과 관련해 관계자들이 8월 13일 회의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재화 신부, 박진균 홍보분과장, 성경화 사무국장)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자생활 지침서」 추천사를 통해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이기헌 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유튜브 갈무리.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제시돼 있는 ‘지침서 활용법’.

■ 「코로나19 지침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코로나19 지침서」는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상황을 중점에 두고 가정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안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9가지 주제를 제시한다.

1부는 여러 교회에서 만든 코로나19 공식 기도문을 모아 선택해서 기도할 수 있게 이끈다. 2부에서는 ‘신령성체’ 기도문과 ‘온라인, 텔레비전 미사’ 참례 방법을 소개한다. 3부는 ‘기도생활’을 주제로 묵주기도를 비롯해 구체적으로 가정에서 바칠 수 있는 기도 방법들을 제시한다. 4부에서는 12주 치의 성경 구절과 묵상 글을 수록해 한 주 동안 성경을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5부 ‘순례’에서는 교구 내에서 도보로 순례할 수 있는 코스를 제시한다. QR코드도 있어 보다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6부는 ‘사랑 실천’을 주제로 대송의 방법들과 다양한 사랑 실천 내용들을 소개한다. 7부에서는 신앙서적 10권을 선정해 집에서 유익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는다. 마지막 8부와 9부 두 장은 온라인 콘텐츠 내용이다. 온라인을 이용해 신앙에 유익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 전자 소모임을 하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 의정부 평협 성경화 사무국장

“초대교회 모습과 정신 되새기며 스스로 신앙 돌아보는 계기되길”

“초대교회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오늘날의 상황도 분명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의정부 평협 성경화(체칠리아)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의 위기가 닥친 오늘날의 상황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성 국장은 “초대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주도해서 기도한 것이 아니라, 신자들 스스로 가정집에 모여 신앙생활을 이어나갔다”며 “다수가 모이는 모임들이 제한된 지금, 초대교회 정신을 되새기면서 작은 움직임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교회 전례력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인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에 미사를 못하게 되는 초유의 상황을 겪으며 신자들은 교회가 어떤 움직임이라도 보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성 국장은 “지난 코로나19 신자설문조사에서 수동적이라고 볼 수 있는 신자들의 이 같은 바람을 알 수 있었다”면서 “교구 평협 내에 교회 정신을 잘 알고 있는 평신도들과 교구 신부님들, 그리고 이기헌 주교님의 지지와 결속이 있었기에 신자들의 바람을 담은 지침서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업이 ‘공동합의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지침서」에 대해서는 “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수많은 자료들이 곳곳에 존재하지만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모아 놓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지침서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중요한 부분을 다르게 발췌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동안 성 국장 스스로도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면서 신자들 각자에게 주어진 신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코로나19를 통해 미사와 전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형식적이고 수동적으로 전례에 참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막상 미사가 중단되는 상황을 겪은 이후 미사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신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에게 주어진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침서를 모두 읽기는 힘들겠지만 가정 공동체 안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초대교회 사도들의 활동을 묵상하면서 말입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