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반자들에게… 경청하라!
권고는 침묵과 기도 가운데 새로운 관계성으로 나아갈 것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동반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이들의 성소 식별에 동반할 수 있는 이들로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인생의 행로를 식별하도록 도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권고 291항)
신 수녀는 개인 면담을 진행할 때 내담자가 내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거룩한 땅’에 비유했다. “동반자는 동반을 청하는 이가 선택을 위해 고심하며 기도하는 과정을 나누는 시간과 공간, 즉 거룩한 땅에 함께 서 있게 됩니다. 그 거룩한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동반자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영적 지도자 훈련 과정에서는 경청을 방해하는 자신의 습성을 알아차리도록 지속적으로 훈련한다. 신 수녀는 “동반하다 보면 본능적으로 판단하면서 가르치려고 하거나 집중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경청해 주려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장 기본적인 일이지만 참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청은 하느님의 은총과 세속의 유혹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권고 293항) 아울러 참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도 식별하게 된다.(권고 294항)
신 수녀는 “동반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자질이 필요하다”며 “교회 전통 안에 축적돼 있는 영적 식별에 관한 지식을 이론적으로 습득할 때, 성령께서 하시는 일과 세속의 유혹을 구분하며 대화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간은 매우 복잡한 역사와 과정 안에 던져져 있어 동반자 스스로 자기이해가 깊은 사람이 돼야만 다른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치열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알면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과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습니다. 이러한 사람들과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들은 겸손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해야 합니다.”
한편 권고는 이 모든 식별의 중심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우정에 있음을 밝힌다.
“모든 율법과 모든 의무를 떠나 가장 먼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선택하라고 제시하시는 것은 바로 당신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마치 친구들이 순수한 우정으로 서로를 따라가고 찾고 함께 지내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에서 맛보는 실패조차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이 우정을 체험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권고 290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