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코로나19, 소외된 이웃 위한 종교 연대 기대한다

입력일 2020-04-27 수정일 2020-04-28 발행일 2020-05-03 제 319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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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파였다. 교회 내에서도 미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고 국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예방을 위한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이어졌다. 기업들이 제대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없게 되고, 소상공인들도 손님이 없으니 영업을 임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부터도 노동권 보장이 취약했던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들은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재난은 평등하지만 그에 따른 고통은 불평등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4월 22일 열린 천주교·불교·개신교 3대 종단 토론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사회 현실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고통을 진단하고 종교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토론자들은 질병과 재난이 있는 곳에 종교가 있어야 하며, 종교 간 화합과 협력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의 상황일수록, 낮은 곳을 향한 종교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환경과 사회의 훼손은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환경 훼손이라는 차원을 넘어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낳고 있는 만큼 각 종교는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고 서로 힘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약자들을 돌보고 공감과 소통으로 예언자적 소명을 다하는 일에 종교계 전체가 함께 연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