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정신위생 건강교실] 졸릴때는 / 이시형

이시형ㆍ경북대 의대 정신과 교수
입력일 2020-03-09 수정일 2020-03-09 발행일 1975-03-23 제 95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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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직장에서나 지루한 강연을 듣다보면 체면도 없이 슬슬 잠이온다. 졸릴때 깨어있는 방법으로서는 잠깐 자 버리는게 제일 좋긴 하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할땐 정말 딱하다. 무서운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아무리 깨어있을래도 나도 몰래 깜빡하는 통에 야단을 맞은 학교시절이 아니래도 자서는 안되는 경우를 생각해서 깨어있는 방법을 연구해 두어야 한다. 첫째는 강한 지각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어두운 방에 밝게 전등을 켜든지 커텐을 걷든지 해서 시각을 자극한다. 적당한 통각을 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손을 꼬집든지 머리를 가볍게 두드리든지 한다. 그런데 같은 피부자극이라도 수족이나 얼굴을 자극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다.

이유는 이 셋 부위는 대뇌피질의 중추를 점령하고 있는 면적이 크므로 이 부위의 피부를 자극하는 것은 중추의 상당히 넓은부위를 자극하는 결과가 되므로 효과적이고 또 이들 부위는 우리의 정신세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부위이므로 작은 자극에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전신의 자극을 위해 형편이 허락하면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담배 한대나 커피 한잔이 효과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으나 금물인 것은 카페인이나 암패타민같은 약물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것들의 일시적 중추신경의 흥분작용으로 인해 정신활동이 항진되고 기분도 왕성해지는것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상의 정신적 기능은 오히려 떨어져서 작업능율이 오르지 않을 뿐더러 장기복용하면 정신병으로까지 발전하는 위험한 부작용이 따른다는걸 명심해야 한다.

이시형ㆍ경북대 의대 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