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교구장 축복장 받은 의정부교구 소리주보 봉사자 신귀련·임소형·최수정씨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02-04 수정일 2020-02-04 발행일 2020-02-09 제 318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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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분을 위해서라도 봉사 이어가겠습니다”
  
15년 동안 한 팀 유지하며  자매와 같은 우애로 봉사
“초심 잃지 않으려 노력”

의정부교구 소리주보 봉사자 황영미·신귀련·최수정·임소형씨(왼쪽부터)가 1월 30일 의정부교구 고양 행신1동성당 인근 카페에서 축복장을 내보이고 있다.

“한 분이라도 도움을 받는다면 그 분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지난 1월 11일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에게 축복장을 받은 의정부교구 소리주보 봉사팀은 이 같이 말했다. 이번 교구장 축복장은 10년 이상 활동한 교구 소리주보 봉사자 6명에게 수여됐다. 이 중 초창기부터 활동한 셋째 주 소리주보 봉사팀을 만났다.

의정부교구는 2005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전국 교구에서 처음으로 소리주보를 도입했다. 이날 본지와 인터뷰를 위해 모인 신귀련(체사리아·고양 대화동본당)씨, 임소형(로즈마리·고양 행신1동본당)씨, 최수정(헬레나·고양 풍동본당)씨, 황영미(마리아·부산교구 김해본당)씨는 소리주보 봉사자 초창기 멤버들로서 지금까지 15년 동안 한 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황영미씨는 최근 2년 간 중국에 가 있는 바람에 축복장은 받지 못했지만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 자리했다.

신귀련씨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소리봉사라는 주보공지를 보고 자원했다”며 “평소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모인 이들은 15년이 지난 지금 친자매 같은 끈끈한 우애를 자랑하며 “의정부교구청으로 주보 녹음하러가는 셋째 주 수요일은 소풍가는 날”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는 의정부교구청에 잘 갖춰진 녹음실에서 녹음하고 있지만, 교구청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고양 마두동성당 교리실에서 녹음했다. 임소형씨는 “마두동성당 교리실에서 녹음할 때는 지금과 같은 좋은 시설이 아니었다”며 “다른 소리라도 녹음될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매 순간이 즐거웠고 보람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수정씨 역시 “봉사는 자원해서 하는 것이지만, 한 번씩 게으름 피우고 싶기 마련이다”며 “하지만 15년간 소리주보 봉사를 하면서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없었고 오히려 기다려졌다”고 밝혔다.

주보 녹음은 전례, 책 소개, 공지사항 등 각자 자신 있는 파트로 나눠 진행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목소리와 관련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성우에게 교육도 받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익숙해져 갔다. 신씨는 “초창기에 녹음할 때는 내 목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어색했다”면서 “지금은 전혀 떨리지 않는다. 그만큼 부담 없고 편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구 홍보국에서 우리가 하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교육과 배려를 해 주고 있다”며 “이번에 교구장님 축복장을 받은 것도 부끄러운 마음이 가장 먼저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들은 무엇보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라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신씨는 “지금은 소리주보가 시각장애인들뿐 아니라 어르신들과 소리와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사용 방법이나 홍보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무엇보다 처음 생긴 취지에 맞게 시각장애인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영미씨는 “초창기에 지도 신부님께서 소외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분을 위해 필요한 봉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내용이 기억난다”며 “한 분의 시각장애인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