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해설] 165. 애가 / 이정순 수녀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입력일 2019-12-02 수정일 2019-12-02 발행일 1987-09-20 제 157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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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분 형식의 5편 시수록
예루살렘의 멸망을 시로 읊어
하느님의 자비ㆍ인간의 동정 담아
1, 경전에서의 위치

애가는1·2·4장을 시작하는 탄식어「(ekah:어떻게 혹은 아!괴로와)」에 따라 붙여진 책명이다. 메길롯속에 애가를 분류한 히브리인들은 이책을 「키노트 (kinot:弟歌)」라 부르기도 한다. 70인역과 불가타역은 이 책을 「예레미야 애가」라 명명하고 예레미야서 다음에 배열한다.

2, 내용

전체가 5장인 애가는 각장마다 예루살렘의 멸망을 슬퍼하는 독립된 시로 되어있다.

(1) 첫째애가 (1, 1-22)

여왕처럼 우아하고 붐비던 도성이 끌려다니는 종, 과부의 신세가 되었는데 그 원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한 탓이라고 한탄한다.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들의 동정을 구한다.

(2)둘째애가 (2,1-22)

노하신 야훼가 성체를 부수고 왕과 신하, 사제와 장로, 어린이를 사정없이 벌하시어 참담한 꼴이 된 예루살렘을 목격한 시인의 비가(悲歌)이다. 살려달라 애원하며 원수를 허락하신 야훼의 처사가 너무하다고 탄원한다

(3) 셋째애가 (3, 1-66)

시인은 자신이 하느님 분노의 표적이되어 불행을 겪는다고 고백한다. 동시에 그 벌은 회개를 위한것이라 하며 하느님을 신뢰한다. 66행이 3행연귀(三行連句) 로 22절씩 배열하고 각행을 똑같은 첫자로 시작하는 3장은 1?39절까지 한개인이 야훼께 아뢴다. 40-47절에는 단수 「나」가 복수「우리」로 바뀌고 개인의 탄식이 백성의 소리와 혼용된다. 48-66절은 다시 개인의 이야기로 되돌아간다.

(4)네째애가 (4, 1-22)

기아, 함락,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다 지친 멸망 당시를 되돌아본다. 갖가지 고통을 묘사하는 이 시는 예언자와 사제지도자들의 죄로 인해 받는 벌이 당연하다고 자인한다. 회개와 믿음, 머지않아 심판이 끝나리라는 희망을 강조한다.

(5)다섯째애가 (5, 1-22)

집단탄원가의 형식에 따라 시작되는 노래는 당하고있는 참상 묘사로 이어지다가 야훼의 자비를 구하며 맺는다. 시인은 민족을 대표하여 하느님께 벌을 거두시고 다시 예전처럼 살게 해주십사 간청한다. 불가타역은 이 애가에 「예레미야의 기도」라는 표제를 붙이고있다.

3, 저자와 집필연대

탈무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애가의 저자라고 전한다. 이는 예레미야가 요시아왕의 죽음을 애도한것에 의거한 때문인것 같다. (2역대35, 25) 실제로 애가에서 예레미야의 경향을 엿볼수 있기도하다. (애가1, 15:2, 10·18:3, 48?49와 예레8, 21?22:14, 17:애가2, 14:4, 13과 예레2,8:5, 31:14, 14:23, 10비교)

그러나 애가의 5분의 4는 왕의 서거 애도가 아닌 성도의 멸망을 슬퍼하는 내용이다. 또한 애가보다 후대에 기록된 식탁들이 예레미야서를 이루고있는데 애가만 따로 묶었따는 사실은 예레미야를 이 책의 저자로 보기 어렵게 한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어느 한 시인을 저자로 보거나. 각기 다른 사람들이 유배기간중 (586~538년) 지은 5편의 시를 하나로 묶었을 것으로 본다.

4, 문학유형

1~4장까지 각 소절의 첫자가 히브리어 알파벹의 순서를 따르는 이합체(Acrostic)의 시형이 특징이다. 각 줄의 첫자를 이으면 말이되는 이런 시형은 기억력을 돕는다. 교육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합체형은 형식과 정신의 조화, 슬픔과 죄책, 희망을 위한 공동노력의 표현을 의식화한다. 1·2·4장은 기본적으로 장례만가(挽歌) 이다.장례식에 곡하던 히브라인들의 관습은 국가적 비운에 대한 애도의 감정으로 그대로 드러나고있다. 3장은 예레미야의 고백이나 옵의탄원과 비슷한 개인탄원시이면서도 또한 공동체 애가의 요소인 고백지혜격언, 논쟁들을 담고있다. 5장은 국분이 기울었을 때 백성 전체가 대표들과 함께 예식중에 불렀던 집단탄원노래이다.

5, 가르침

애가는 이스라엘 백성가운데 계신 야훼의 현존의 상징인 예루살렘이 깡그리 무너진데 대한 비애를 토하고있다. 예루살렘의 붕괴는 야훼신앙의 약화였으므로 그 원인을 찾지 않을수 없는 시인은 과거의 영광과 총애를 현재의 비참과 수치에 비교하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죄를 고발하고 회개를 가르친다. 은총없이 고통에서 헤어날 수 없음과 하느님의 신실한 사랑과 자비를 아는 그는 야훼의 도움에 기댄다. 그리하여 계약의 백성에게 희망과 확신을 불어넣으며 개인의 책임의식을 심화한다.

유다인들은 매년 성전파괴기념일(티샤베아브:7-8월)제9일)에 애가를 읽는다. 교회는 성삼일 예절에 애가를 장엄하게 읊는다.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올 기회를 그 자녀들에게 주어 날마다 새롭게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신뢰로써 동참케하는 것이다.

이정순 수녀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