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까지 김세중미술관 픽셀 하나하나가 만든 작품 상상력 발휘해 다양한 시도
“인간은 자연을 통해 하느님을 느낄 수 있어요.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자연이지요.”
컴퓨터로 자연을 그리는 그래픽 아티스트 김석(라파엘·수원교구 분당 성루카본당) 작가가 김세중미술관(관장 김녕)에서 개인전을 연다. ‘꽃을 그리다(Missing Flower)’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기법으로 그려낸 꽃과 나비, 정원 등 4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강남에 살았어요. 아이들이 놀 공간이 전혀 없었죠. 집 한 채의 앞마당 크기밖에 안 되는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놀다가 쫓겨나는 아이들이 가엾어서 분당으로 이사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이 보이기 시작했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탄천을 거닐다 보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한 풍경은 그의 상상과 결합되면서 무한 확장과 변화를 거듭하게 됐다. 그의 작품들은 작은 픽셀 하나하나가 모여 큰 그림을 이루는데, 때로는 화려한 색감으로 때로는 흐릿한 느낌으로 표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내 마음의 정원은 단지 꽃이 만개한 정원이 아니다. 시공의 제약을 벗은 아름다운 자연의 축소판이다.’(작가노트 중에서) 김 작가는 고향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져 가고, 개발로 인해 살던 흔적이 쉽게 지워져 버리는 요즘, 모든 인간의 고향인 자연을 그린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이 잊었던 고향을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란다. “상업디자인을 오래 하고 수 년간 교수생활을 하다 보니 더 나이 들기 전에 순수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