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는 제대했지만 신앙에는 ‘말뚝’박았죠” 전역 후에도 신앙으로 뭉쳐 매월 정기모임 열고 함께 기도
‘칠성 가톨릭형제회’(회장 하태효) 이 모임은 육군 3사관학교 7기생(1972년 12월 임관) 가운데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의 섭리로 만들었다. 2014년 1월 ‘칠성 가톨릭형제회’ 창립 총무로 뽑힌 뒤 현재까지도 줄곧 총무로 분주히 활동하는 이광복(테오도로·67·수원교구 성남 위례성데레사본당)씨는 “우리 모임은 하느님이 만드신 것”이라고 소개했다.
‘칠성 가톨릭형제회’는 2014년 1월 24일 서울 삼각지에서 3사관학교 7기 동기생 7명이 발기인 모임을 열면서 공식 출범했지만 모임 결성은 뜻하지 않게 도모됐다. 이 때는 동기생 대부분이 군문을 떠난 예비역들이었다. 이광복 총무는 2013년 세상을 떠난 동기생 장례식장에 문상을 갔다가 그 자리에서야 망자 동기생이 천주교 신자임을 알았다. 같은 장례식장에서 만난 다른 동기생들 중에 천주교 신자가 있다는 사실도 그제서야 처음 알게 됐다. 동기생들이 임관 후 전국 각지의 군부대에 흩어져 복무하다 보니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이다. 그 후 또 다른 동기생 장례식장에 3사 7기생들이 다시 모였다. 같이 식사를 하던 동기생 하나가 갑자기 “나 연도하러 가야 돼”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총무는 “천주교 신자인지도 몰랐던 동기생이 ‘연도하러 가야 돼’라고 하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며 “이 일을 계기로 신자답게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천주교 신자 동기생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3년 중반부터 ‘칠성 가톨릭형제회’ 결성이 구체화됐다. 본래 알고 지내던 열심한 신자 동기생들을 중심으로 숨겨진 신자 동기생들을 찾아 나섰다. 동기생 중에는 본당에서 성체분배봉사자나 연령회장, 레지오 마리애 간부 등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알게 모르게 포진하고 있었다. 신자 동기생들이 연결고리를 만들어 결혼식, 장례식 등 동기들이 다수 모이는 자리에서 ‘칠성 가톨릭형제회’ 결성 취지를 알리고 동참을 권유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발기인 모임 당시에는 ‘칠성 가톨릭회’로 출발했다가 “모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자”는 제안에 따라 ‘칠성 가톨릭형제회’로 단체 명칭을 바꿔 6년째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5시, 군종교구 서울 용산 주교좌국군중앙성당 회합실에서 열리는 정기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 수는 10여 명 선이다. 초창기에 비해 회원 수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외형보다는 회원 한 명 한 명이 내실 있는 신앙을 다지고 기도가 중심이 된 단체로 꾸려간다는 목표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월례 정기모임에서는 묵주기도와 복음 묵상에 이어 연도를 바친다. 평균 4개월에 한 번씩 성지순례에 나서는 것도 ‘칠성 가톨릭형제회’가 기도를 중심에 둔 신앙모임이라는 성격을 분명히 하는 요소다. 매년 8월경에는 ‘여름나기’라는 행사를 열어 부부 동반으로 형제애를 돈독히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모임 인터넷 카페와 단체 카톡방에 ‘오늘의 묵상’ 글을 공유해 회원들이 매일 같이 영적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광복 총무는 “과거와 달리 요즘 군성당에 나오는 장병들이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칠성 가톨릭형제회’ 활동이 후배 군장병들에게 모범이 돼서 군선교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