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국과 일본의 화해 위해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자

입력일 2019-08-06 수정일 2019-08-06 발행일 2019-08-11 제 315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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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5일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광복절이다.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성모님에 대한 각별한 공경과 사랑을 보였다.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정했고, 수많은 신앙의 선조들이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모진 박해를 견뎌냈다. 특히 1945년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에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것은 성모님의 우리나라를 보살피신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나라가 일제 억압에서 벗어난 지 74년이 지났지만, 지금의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36년 동안 식민지배로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일본은 진정한 참회와 사죄 없이 일관되게 지난 과거 역사를 부정해 왔다.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여러 나라에 고통을 안겨줬던 과거의 역사를 잊고 다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결을 빌미로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도 이러한 꿈을 아직 접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일 양국의 감정이 악화되고 있으며, 양국의 ‘경제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의 한일관계는 진정한 참회와 용서 없이 ‘화해’했던 지난 역사로 비롯됐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다. 정의를 위해서 가해자는 반성하고 사죄하며, 피해자는 겸허히 이를 수용해고 용서해야 한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일본이 진정으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우리도 진정으로 일본을 용서해 한일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수 있도록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