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희생정신 잊지 말자

입력일 2019-07-30 수정일 2019-07-30 발행일 2019-08-04 제 3156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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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천사’로 불리며 이 땅의 한센인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원하며 전남 고흥 녹동고등학교 학생들이 500통의 편지를 써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녹동고 학생들은 7월 16일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작성한 편지 500통을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에 전달했다. 250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나머지 250통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노벨상 추진위원회에 다시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두 간호사는 1962년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부응해 소록도에 들어와 2005년까지 43년간 가장 낮은 자이자 가장 소외된 자인 한센인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보살폈다. 두 사람의 헌신과 봉사는 한센인들의 육체적 병을 치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에 대한 세인들의 편견까지도 바꿔놓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이것이 한국 종교계와 지역사회,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려는 이유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활동상은 2017년에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도서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 등을 통해 새로이 조명됐다. 그 이후 2년여가 흐르면서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줄어든다 싶은 시점에 녹동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500통의 편지를 써 두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뜨겁게 염원했다. 이기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한 우리 시대에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가 몸소 보여준 희생과 헌신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 기회에 떠올려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