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박노해 시인 사진전 ‘하루’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07-23 수정일 2019-07-23 발행일 2019-07-28 제 315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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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웃들의 삶에서 건진 경이로움
티베트·수단 등 11개국 사람들 일상
각각 시와 함께 흑백사진으로 전해
내년 1월 10일까지 라 카페 갤러리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노해 시인 사진전 ‘하루’.

부자든 가난한 자이든, 아기이든 노인이든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바로 ‘하루’다. 하지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모습은 지구촌 모든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사진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노해(가스파르) 시인은 티베트, 볼리비아, 파키스탄, 수단 등 11개국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2020년 1월 10일까지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 ‘하루’에서는 박 시인의 시와 흑백사진 37점을 만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햇살에 눈부신 세상이 있고 나에게 또 하루가 주어졌다는 게 얼마나 큰 경이인지. 나는 하루하루 살아왔다.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이 같은 박 시인의 말이 곧 사진 속 지구촌 이웃들의 삶이다.

이른 새벽 먼 길을 걸어 물을 길어오는 에티오피아의 여인, 하루를 무사히 보낸 광부 아버지의 퇴근길을 동행하며 웃는 볼리비아의 딸들, 햇살 좋은 날 만년설산 아래 야외수업을 하는 파키스탄의 아이들….

카메라에 찍힌 것은 일상을 넘어선 그들의 진솔한 마음이다. 사진 속 모델들이 마음을 열기까지 박 시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들과 생활을 함께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들은 정통 흑백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돼 깊이를 더한다.

또한, 각 사진 작품마다 그에 맞는 어울리는 시 한 편씩을 썼다. 짧은 시이지만 시 하나하나마다 단편 소설을 쓰는 것만큼의 공을 들여 쓴 시라고 한다. 시는 영문으로도 함께 번역되었는데, 번역은 서강대 영문과 명예교수인 테제공동체의 안선재 수사가 맡았다.

전시장에서는 작품들에 어울리는 다양한 제3세계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데, 이 또한 박 시인이 직접 선곡한 것이라고.

이번 전시는 부암동에서 통의동으로 이전한 ‘라 카페 갤러리’의 개관 첫 전시이기도 하다.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매주 월 휴관), 무료 관람.

※문의 02-379-1975, www.racafe.kr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