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교육과 연대… 한국교회 환경운동의 맏형 2000년부터 독립부서로 출범 에코포럼 등 생태교육 이끌고 하늘땅물벗 등으로 실천도 권장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10명 중 8명은 미세먼지가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 미세먼지뿐일까. 미세 플라스틱, 수질 오염, 핵발전 등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환경 문제들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환경운동은 소수 환경 운동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의무가 되어버린 현실이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백종연 신부, 이하 환경사목위)는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교회 내 환경운동에 앞장서 왔다.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꾸준히 걸어온 환경사목위의 발자취들을 소개한다. ■ 활동배경과 결성 1980년대 후반 들어 공해, 대기오염 등의 환경 문제가 드러나면서 한국교회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때마침 199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문을 통해 세계 평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태학적 각성’이 필요함을 천명해 실천적 차원에서의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이에 서울대교구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활동과제로 환경운동을 채택하고 활동을 전개했으나, 전문성 있는 독립 부서가 필요함을 절감해 2000년 10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 환경운동을 분리, 환경사목위원회가 출범했다. ■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 생태환경운동의 시작은 문제의식과 현실 인식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사목위는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돋보이는 것이 가톨릭에코포럼이다. 연 4회 열리는 에코포럼은 가톨릭 생태신학에 관심 있는 모두를 위한 열린 세미나다. 2009년 4월 시작해 현재 33회까지 진행한 가톨릭에코포럼에서는 생태신학 외에도 핵발전, 4대강,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왔다. 또한, 유아생태교육과 교사를 위한 생태 연수, 생태사도직 활동가를 위한 ‘생태영성학교’도 환경사목위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전의 가톨릭 환경학교를 계승한 생태영성학교는 총 8회에 걸쳐 생태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해 생태사도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3기 수료생을 배출했다. ■ 생태 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 환경사목위는 본당 차원의 환경 운동을 적극 권장한다. 본당 생태환경운동의 기본이 되는 단체는 ‘하늘땅물벗’이다. ‘하늘땅물벗’은 1992년 교회 내 환경문제 연구모임으로 시작했다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를 계기로 2016년 10월 4일 교회 생태운동의 주보성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정식으로 창립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는 하늘땅물벗의 창립을 축하하면서 “하늘땅물벗의 창립은 교회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왜냐하면 생태사도직 단체가 전 세계 어디에도 아직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늘땅물벗의 기본조직은 ‘벗’, 회원은 ‘벗님’이라고 부른다. 현재 7개 벗이 구성되었으며, 2개 벗이 결성 준비 중이다. 환경사목위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본당에 ‘하늘땅물벗’이 설립되는 것. 하늘땅물벗 교구벗 반석벗(회장) 홍태희(스테파노·서초동본당)씨는 “환경운동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참여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본당 소공동체 활동이 풀뿌리 조직이 되면 시간은 걸려도 많은 본당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