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월호 5주기, 전국 각지서 추모미사 봉헌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4-23 수정일 2019-04-24 발행일 2019-04-28 제 314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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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슬픔 없도록”

세월호 참사 5주기(4월 16일)를 맞아 한국교회는 4월 15일과 16일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15일 오후 7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정의평화가톨릭행동이 주관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나승구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사제단 110여 명과 수도자와 평신도, 시민 1100여 명이 함께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4월 1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헌된 추모미사에 1100여 명의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강론을 맡은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는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쓴 글과 시를 읽었다. 상 신부는 2014년 5월 1일 ‘보잘 것 없는 사제가 세월호와 함께 스러져간 꽃다운 아이들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시작으로 매년 4월 16일에 쓴 추모 기도와 추모시, 묵상 글을 읽고 2019년에 쓴 시 ‘바래지지 않을 다섯 해의 다짐’으로 마무리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청소년사목국은 ‘세월호 5주기 기억순례단’을 모집하고 4월 13일 진도 팽목항과 진도본당, 목포신항 등을 순례했다.

이번 순례에는 교구 사제와 수도자, 각 본당 청소년과 청년 등 총 400여 명이 참여했다. 순례단은 오전 11시 팽목항에 집결해 추모예절을 시작으로 진도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추모기도를 바쳤다.

김민석 신부(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장 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아픈 기억의 장소를 방문해 기도를 바치는 이유는 아픔의 순간을 잊지 않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4월 16일 오후 8시 성모당에서 봉헌한 대구대교구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초를 봉헌하고 있다. 대구정평위 제공

대구대교구는 16일 오후 8시 성모당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5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남아있는 우리들도 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고 서로 의지하며 살 만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결심을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미사에 앞서 7시에는 세월호 자문위원을 지냈던 김태일 영남대 교수가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세월호 참사를 함께 기억하자는 취지의 특강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물질적 욕망과 출세, 1등을 위해 달려왔던 이런 모습대로 살아가는 한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은 끝이 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참사들의 기저에는 출세와 욕망만을 위해 줄달음질친 우리 삶의 철학이 있고, 이것이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질문이고 충격”이라고 말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이하 수원가대)는 16일 오후 7시30분 교내 임마누엘성당 옆 야외무대에서 총장 곽진상 신부 주례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임마누엘성당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이자 예비신학생이었던 고(故) 박성호(임마누엘)군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다. 수원가대는 합동분향소 철거 시 갈 곳을 잃은 이 성당을 박군이 예정대로 신학교에 입학했다면 머물렀을 1학년 기숙사 ‘신덕관’ 앞 언덕으로 옮겨 보존하고 있다.

그 외 15일에 춘천·대전·부산·인천·마산교구가 추모미사를 봉헌하며 기억의 연대를 이어갔다.

4월 16일 수원가대 임마누엘 성당 옆 야외무대에서 총장 곽진상 신부가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