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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100세, 황금세대 준비 잘 하고 있습니까? / 현재봉 신부

현재봉 신부 (제2대리구 목감본당 주임) rn
입력일 2019-03-19 수정일 2019-03-19 발행일 2019-03-24 제 313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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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이 계산법이 재밌다. 자기 나이에 0.7을 곱하면 된다. 다시 말해 지금의 100세는 과거의 70세 정도라는 것이다. 요즘의 의학수준, 영양 상태를 고려하면 제법 합리적 나이계산법이 아닐 수 없다. 요즘 70대 ‘청노인’들은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성당은 신도시임에도 60세 이상 교우들이 30% 정도이다. 본당 전 신자 대비 활동 참여비율로 보면 40%에 달한다. 그야말로 노인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법적으로 노인을 보는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일용노동자가 65세까지도 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내용으로 판결을 했다. 기존 일용노동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까지로 보던 기존의 견해를 폐기한 것이다. 65세까지도 충분히 노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정부는 현재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방안을 놓고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면서 노인의 기준연령을 65세로 정하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반면, 국민 평균여명(앞으로 생존할 수 있는 평균연수)은 1989년 남자 67.0세, 여자 75.3세에서 2015년에는 남자 79.0세, 여자 85.2세로,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크게 늘었다.

노인이 더 이상 배려의 대상이 아닌 본당활동의 주역임을 거부할 수 없다. 아직 확실히 정의된 바 없지만 노인층을 본당노인대학의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나눠 보았다. 60~65세는 영시니어, 65~70세는 동(銅)시니어, 70~80세는 은(銀)시니어, 80세 이상은 금(金)시니어.

60세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정년이다. 그러나 100세 시대의 60~65세는 노인대학에서 영시니어로서 봉사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65~70세는 동(銅)시니어로서 노인대학의 신입생에 해당한다. 70~80세의 은(銀)시니어는 노인대학의 꽃으로서 각종 동아리활동, 성경공부 등을 통해 지덕체 합일로써 건강한 노년을 즐길 세대이다. 80세 이상의 골드시니어(金)는 이른바 ‘황금세대’로서 살아왔던 삶의 모든 지혜를 교회 안에서 전수하는 세대이다.

꽃은 지더라도 그 열매, 즉 씨앗이 남는 것과 같이 ‘불멸의 세대’로서 아름다운 노후를 지내고 존경받아야 할 세대인 것이다. 그 아름다운 노후는 신앙 안에 머물러 활동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제 노인세대는 이 시대, 교회 내의 블루칩으로 봐야 할 것이다. 교회 공동체는 앞으로 소비주체인 동시에 생산주체로써 노인세대의 가치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노년의 기쁨이 인생의 기쁨이 되도록 본당 공동체는 더욱 다양한 사목 콘텐츠를 개발하고 노인사목에 대해 인적·물적 후원을 아끼지 않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현재 미사 참례를 비롯한 본당 활동의 중심축은 노년층이다. 책임감 강한 구역장·반장, 열정적인 레지오 마리애 단원, 성실한 연령회원 또한 노년 신자들이다.

이들의 꺼지지 않는 신앙의 열정과 삶의 지혜는 교회의 보물이다. 100세 시대, 이 아름다운 노년세대가 교회 내 보물로 인정받고, 황금세대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현재봉 신부 (제2대리구 목감본당 주임) 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