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필로니 추기경, ‘로세르바로레 로마노’ 인터뷰

입력일 2019-02-12 수정일 2019-02-12 발행일 2019-02-17 제 3132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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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교회-지하교회 화해 노력 강조
“옳고 그름 따지기보다 신앙 안에서 하나되길”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상하이의 한 성당에서 열린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에서 신자들이 ‘빛의 예식’에 참례하고 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중국 내 가톨릭교회의 화해 과정은 모든 중국의 가톨릭 공동체가 신앙 안에서 형제애로 하나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중국 내 가톨릭교회의 화해 과정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 형제애로 하나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2월 3일자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필로니 추기경은 공산당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뒤 발생한 중국교회의 분열은 “마치 산에서 굴러 떨어진 거대한 바위가 가톨릭 신앙의 물길을 틀어막은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필로니 추기경은 “한 물길은 지하로 흘러들고 다른 물길은 방향을 틀어 계속 지표면을 흐르고 있다”면서 “교황청은 두 물길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항상 중국에는 ‘애국교회’와 ‘충실한 교회’(지하교회)라는 두 개의 교회가 아닌 하나의 교회만 있다”고 주장해왔다.

교황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 내 공식교회와 지하교회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등록하기를 거부하고 정부에서 승인한 주교들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가톨릭 공동체를 지하교회로 통칭한다. 많은 교구에서 주교들이 성직자와 교구민에 의해 자체적으로 선출됐지만, 교황에 대한 일치와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중국 정부와 교황청 모두에게 승인받고 있다.

중국 내 지하교회 문제와 관련해 필로니 추기경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든 지하교회가 공식교회 혹은 중국 당국에 굴복했고,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인 교회 공동체에 승리했다고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교황청과 중국은 주교 임명에 관해 잠정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으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모든 가톨릭 주교들이 교황과의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됐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서품된 주교 7명이 교황청과 완전하게 일치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중국의 모든 주교에게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완전한 일치를 새롭게 하라”고 요청하면서, “중국인으로서 중국 당국에 존중과 충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