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성추문 문제 관련 서한… 총회 대신 피정 제안

입력일 2019-01-08 수정일 2019-01-08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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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교단에 “피해자 복음적으로 대우하길”

1월 2~8일 미국 일리노이주 먼델레인신학교 성당에서 열린 피정에 참가한 LA대교구장 호세 고메스 대주교(앞줄 왼쪽)를 비롯한 미국 주교단.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주교들에게 성직자 아동 성추행과 이로 인해 미국 주교들이 맞이한 ‘신뢰성의 위기’ 때문에 미국 가톨릭교회 내부에 심각한 분열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황은 점점 심각해지는 사제 성추행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미국 주교들에게 서한을 보내 영적 회개와 복음에 근거한 피해자 대우 및 사목활동 없이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자기 지시성(self-referentiality), 자기 보호, 방어적인 태도에 오염되어 처음부터 잘못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교단은 1월 2~8일 일리노이주 먼델레인신학교 성당에서 피정을 했다. 교황은 원래 미국 주교들에게 지난 11월 주교회의 총회를 여는 대신 피정을 하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성학대 위기가 점점 더 퍼지면서 주교들은 11월의 주교회의는 그대로 진행하고 이번에 피정을 하게 됐다.

교황은 서한에서 “교회가 겪고 있는 신뢰성의 위기에 복음의 정신으로 응답하는 데 필요한 절차로 피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상황의 심각성에 비추어 어떤 대응이나 해결 방법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사목자는 피해자의 고통과 기도 중에 하느님 말씀을 귀담아 들음으로써 이에 기반을 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