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고령화된 교회, 청년 혼인 증가로 해결될 수 있어”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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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가정 관련 교리 이해 돕는 쉬운 교회 용어 도입 필요 강조
혼배 성사 중요성 알도록 해야

청년 신자 감소, 고령화로 대표되는 한국교회 위기는 청년들의 혼인이 증가할 때 해결될 수 있다고 진단하는 논문이 나왔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11월 29일 오후 2~4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정기회의를 연 데 이어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정준교(스테파노) 교수가 쓴 논문 ‘혼인과 가정공동체를 위한 교회와 청년세대의 대화: 「사랑의 기쁨」과 몸의 신학을 중심으로’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준교 교수(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 위원)는 기혼자 6명과 미혼자 6명, 남성 6명과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총 12명을 질적 연구(면접)한 결과를 토대로 이 논문을 작성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모든 위기는 청년 신자들과 관련을 맺고 있고 청년 신자들이 혼인을 통해 성가정을 이루는 것이 한국교회를 위기에서 구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몸신학’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을 비롯해 혼인과 가정, 성(性)에 관련한 교회 가르침이 청년들에게 흡수되기 위해서는 ‘새롭고 쉬운 용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교회 문헌에 등장하는 ‘불가해소성’, ‘배타성’ 등 한자어 용어들을 청년들은 낯설어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교회 가르침이 청년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용어의 어려움’을 꼽았다.

정 교수는 혼인과 가정공동체에 대해 청년 세대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신앙 언어가 개발될 경우 그 효과로 ▲청년 세대들은 지금보다 혼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것 ▲청년 세대들이 건강한 가정공동체를 꾸리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청년 세대들이 자녀 출산에도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될 것 ▲한국교회 전체의 냉담률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할 것 등을 제시했다.

교회 용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교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는지 묻는 질의에는 “교회 용어를 쉽게 바꾸고 청년들에게 잘 가르치는 두 가지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성당 혼인이 청년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성당 혼인 비용이 사회 혼인 비용에 비해 저렴하지도 않고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데다 신랑, 신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본당에서 정해 놓은 틀에 맞춰야만 하는 관행도 청년들을 교회 혼인으로 유인하지 못하는 요소”라고 비판했다.

혼인 교리 기간이 교구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교리 기간이 길고 짧은 것이 문제되기보다 교회 혼인에 있어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내용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