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전민동본당 중고등부 연도대회… 위령기도 의미 되새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8-11-27 수정일 2018-11-27 발행일 2018-12-02 제 312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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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고 어색해도 ‘연도’ 배우며 위령성월 묵상

11월 24일 열린 대전 전민동본당 중고등부 연도대회에서 참가 학생들이 연도를 바치고 있다.

“하~느님 저의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11월 24일 오후 8시 대전 전민동본당(주임 방경석 신부) 1층 토마스홀에서는 낭랑한 목소리의 연도 가락이 흘러 나왔다.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가 준비한 ‘중고등부 연도대회’였다. 위령성월을 맞아 청소년들이 한국교회 전통의 ‘연도’를 체험하고,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성인의 통공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중등부 1~3학년 학년별 세 팀과 고등부 연합팀 등 네 팀이 출전한 대회에서 학생들은 위령성월 동안 연습한 연도를 하나된 마음으로 부르며 연옥 영혼들을 위한 위령기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대회는 상대적으로 연도에 익숙지 않은 청소년들이 연도대회에 나섰다는 면에서 본당 내외의 시선을 모았다.

시간상 두 팀씩 한 무대에 올라 제비뽑기로 ‘계’, ‘응’을 맡는 식으로 진행된 대회는 ‘계응이 끊어지지 않고 잘 연결되는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르는지’, ‘가사를 명확하게 잘 전달하는지’, ‘성인호칭기도 부분을 잘하는지’, ‘크게 한목소리로 소리를 잘 모으는지’ 등을 주요 심사 기준으로 꼽았다.

11월 들어 매 교리 시간을 통해 본당 위령봉사회와 교리교사 지도로 연도 연습을 했던 학생들은 길지 않았던 연습 시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특유의 맑고 똑똑한 소리로 자연스럽게 연도를 이어갔다.

가끔 음을 잡지 못하거나 운율이 달라져 민망한 웃음을 흘리기도 했지만, 표정과 자세는 진지했다. 하지만 어른들도 자주 틀린다는 성인호칭기도 부분은 역시 쉽지 않았다. ‘성~ 바르톨로메오’, ‘성녀~ 아나스타시아’ 등 이름이 긴 성인을 호칭할 때는 가락이 꼬이기도 했다. 계응 흐름이 끊어지자 대회를 지켜보던 어른 신자들이 음을 잡아주고 함께 불러주는 모습도 보였다.

노형규(가브리엘·중3)군은 “연습할 때는 힘들었지만, 위령성월을 맞아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연도를 배우고 또 대회에서 친구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어 좋았고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본당은 위령성월 동안 중고등부 학생들뿐만 아니라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과 청년들에게도 연도 교육을 했다.

연도대회를 기획한 박윤재 보좌신부는 “청소년들이 연도를 한 번이라도 불러 볼 기회로 준비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따라 하고 성의 있게 대회에 나서 기특했다”며 “교회가 가르치는 위령성월의 뜻을 잘 묵상하고 연도의 가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