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서품식 / 남승용

남승용 신부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
입력일 2018-11-27 수정일 2018-11-27 발행일 2018-12-02 제 312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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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여기 있습니다(창세 22,1)”를 외치며 제대 앞으로 나아간 젊은이들은 사제로 탄생됩니다. 사제로 탄생된 이들은 사목(영혼의 돌봄) 현장으로 파견됩니다. 올해 12월 6일과 7일은 수원교구의 부제, 사제서품식이 있는 날입니다. 수품(서품받는 이)자들 모두 축하드리며, 하느님 뜻 안에서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서품식 당일의 모습은 분주합니다. 주인공인 수품자들은 주교님 앞에서 순명 서약예식을 하고, 서품식 리허설을 하느라 정신없이 아침을 보냅니다. 보이지 않게 뒤에서 봉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전례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수차례, 아니 수십 차례 반복하여 복사와 성가연습을 하는 신학생회와 합창단원들, 제대 꽃꽂이와 주차봉사, 그리고 교우분들 안내를 맡으신 봉사자분들, 각자 업무분장에 따라 분주하게 다니시는 교구 직원분들, 주교좌성당 신부님들과 수녀님들도 맡은 역할 안에서 동분서주하십니다. 서품식 입장권이 없으신 분들이 어떻게든 들어가시려고 실랑이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오후 2시 서품식 미사를 참례하시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오시는 교우분들도 보입니다. 어떤 날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 넓은 주차장에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신학생과 직원들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년 겉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모습 안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하느님께서는 수품자들이 사제로 탄생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주십니다. 마찬가지로 분주하게 준비하던 모든 이들의 마음 안에서도 하느님의 성령이 함께 하고 계시지요. 다양하고 분주한 모습 안에서 거룩한 서품식 미사는 거행되고, 서품식 중 ‘선발된 이들의 서약’ 때에 수품자들의 외침이 성전 안에서 울려 퍼집니다.

“주교의 성실한 협력자로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주님의 양들을 돌보는 사제 직무를 끊임없이 수행하겠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며, 가톨릭 신앙을 전하는 말씀의 봉사직을 합당하고 슬기롭게 수행하겠습니다.” “교회 전통에 따라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신자들을 성화하고자 미사성제와 화해의 성사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충실하고 또 열심히 거행하겠습니다.” “기도하라는 계명을 명심하고 맡겨진 백성을 위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끊임없이 청하겠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성부께 봉헌하신 대사제 그리스도와 날로 더욱 깊이 결합하여 인류 구원을 위하여 제 자신을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봉헌하겠습니다.”

제단 앞에 엎드린 채, 모든 성인들에게 전구를 청한 후, 주교님들과 교구 사제들의 안수가 이어집니다. 성령의 함께하심으로 대부분 이때 감동과 감사의 눈물을 흘립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사제들이 주님의 가르침을 이 세상에 널리 전파하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도가 되게 하소서!

주님! 이 세상의 사제들이 당신의 도우심으로 성인 사제 되게 하소서!

남승용 신부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