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삶을 통틀어 하느님께서는 저를 깊은 바다에 던지시고, 건져 올려 주시고는 또 다시 빠뜨리시기를 반복합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제가 풍덩 뛰어들어야 할 바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책 전체를 꿰뚫는 주제가 바로 이 깨달음이라고 볼 수 있겠죠.”
김 신부의 이런 ‘요나스러움’은 어쩌면 타고난 성품일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구약성경의 요나 예언자처럼 하느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이려 하고, 몰래 도망치려고도 했다. 그러나 결국 하느님 관용과 자비를 깨우치고, 그분 뜻을 전하고 베푸는 사제가 됐다. 김 신부가 원래 세례명이었던 ‘로베르토 벨라르미노’를 사제품을 받으면서 ‘요나’로 바꾸고, 서품 성구 역시 “하느님께서 이 몸을 바닷속 깊이 던지셨습니다”(공동번역 요나 2,4)로 정한 것도 이러한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진솔하다 못해 그가 감춰둔 일기장과도 같다. 첫사랑에 대한 열병부터 신학교와 군대에서의 독특한 경험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의 시행착오들…. 김 신부의 글들을 읽고 있자면, 사제 또한 우리가 겪는 세상살이의 아픔을 함께 겪고 똑같이 아파하면서도 때로는 아주 늦어서야 뒷북치듯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책 내용들은 김 신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고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단 한 분이라도 공감하고 위로받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모든 분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만큼 기쁘게 사시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 기쁨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은총의 바다에 둥둥 떠올라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 신부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 신부’께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교구 고(故) 정인식 알베르토 신부님은 무뚝뚝하고 강직하셨지만, 저에게는 너무나도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살아계신다면 제 책을 보고 가장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