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예비신학생 양성에 관심 갖자

입력일 2018-11-13 수정일 2018-11-13 발행일 2018-11-18 제 312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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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사제 성소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을 마주하며 사제 성소 감소의 원인을 찾고 성소자를 발굴하기 위한 다각도의 고민을 하고 있다. 일부 교구에서 예비신학생 발굴과 양성을 위한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반갑고 고무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화곡2동본당 정혜순(마리아·76)씨가 11월 7일 서울 동성고등학교 예비신학생반을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을 기탁했다. 동성고 교장 조영관 신부는 평신도가 동성고 예신반에 큰 액수의 후원금을 기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안다며 ‘정마리아 예신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내년부터 1년에 예신반 학생 10명에게 100만 원씩 향후 10년간 지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혜순씨는 “한국교회 사제 성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걱정스런 마음에 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예신반 학생들을 위한 후원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과거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예비신학생을 양성하던 소신학교가 폐지된 상황에서 현재의 예신반이 사제 성소 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동성고 예신반과 같이 과거 소신학교 기능을 대신하는 예비신학생 양성 과정은 물론 전국 각 교구에서 사제 성소자를 일찍이 찾고 참다운 성소를 심어주는 모든 형태의 노력은 한국교회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정씨의 기부 사례를 계기로 예비신학생 성소 개발은 성직자나 수도자만의 몫이 아닌 신앙인 모두가 힘을 기울여야 하는 책무임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