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영화 ‘시체들의 아침’으로 제5회 가톨릭영화제서 ‘스텔라상’ 수상한 강길우씨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1-06 수정일 2018-11-06 발행일 2018-11-11 제 3119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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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영화에 몰입시킬 수 있는 배우 될 터”
매년 보편적이면서도 복음적인 주제를 선정해 함께 보는 가톨릭영화제가 10월 28일 막을 내렸다. ‘존중 그리고 평등’을 주제로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배우를 위한 ‘스텔라상’이 신설됐다. 본선 진출작에 출연한 배우 중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이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첫 영예의 수상자는 라틴어로 ‘별’을 의미하는 상 이름처럼, 영화 ‘시체들의 아침’(감독 이승주)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강길우(32)씨다.

심사위원들은 “여러 후보들 중 가장 연기를 들키지 않은 배우”라며 “배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인 배우 정수영(그라시아)씨도 그의 연기를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와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일치해 기쁘고 큰 용기를 얻었다”며 “극중 인물로서 돋보였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체들의 아침’은 애정을 갖고 있던 것들을 떠나보내는 작별인사와 같은 영화다. 영화는 주인공 성재(강길우 분)가 내놓은 중고 DVD를 사기 위해 여중생 민지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민지는 DVD 중 희귀한 작품 하나만 자신에게 팔라고 조르고, 성재는 전부가 아니면 팔지 않는다고 거절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영화의 핵심은 따뜻함”이라며 “영화에는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사람끼리의 따뜻함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봐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성재와 민지에게 DVD는 단순히 오락거리가 아니라 소중한 무엇이다. 이 영화는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9년 째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하던 중 25살에 진로를 바꿔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명태’, ‘한강에게’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으며, 2014년 제3회 아시아 시어터 스쿨 페스티벌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우는 스스로 극중 인물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배우가 그렇게 믿어야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이 작품으로 상을 받게 돼, 감독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수상으로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례 받을 생각 없냐”는 질문에 “의지할 곳이 필요하면 꼭 성당을 가겠다”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