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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평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 rn이재룡 신부(한국성토마스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8-10-23 수정일 2018-10-24 발행일 2018-10-28 제 3117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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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신학계 발전 기틀 마련… 세상 속 그리스도인 역할 조명도

올해 본상 부문 심사는 저를 비롯해 홍승모 몬시뇰(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병원장),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수고해주셨고, 연구상 부문은 심상태 몬시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수고해주셨으며, 번역상 부문은 심상태 몬시뇰과 조광 교수(국사편찬위원장,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그리고 부족한 제가 함께했습니다.

먼저, 본상은 수원가톨릭대학교의 여러 신학자들이 무려 14년간의 각고 끝에 완역하고,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의 면밀한 감수과정을 거쳐 지난해에 출간된 귀중한 덴칭거의 「신경 편람」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됐습니다.

이 문헌은 그야말로 가톨릭교회가 강조하는 ‘성전(聖傳·traditio)의 집약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귀중한 문헌의 가치는 감히 몇 마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문헌은 서구 신학계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신학 작업을 위한 기초 환경이 너무도 열악한 우리나라에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문헌의 발간으로 한국 가톨릭신학계에는 획기적인 발전의 기틀이 마련된 셈입니다. 단언컨대, 신학 작업에 있어 이 문헌의 발간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구분될 것입니다.

올해의 연구상은 숙고를 거듭한 심의 끝에 서울대교구 이기우 신부님의 「세상의 빛」을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무엇보다 20여 년을 일관되게 빈민사목 현장에 투신하셨고, 투병하는 환우들과 함께하시는 등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투신하신 예수님의 길을 묵묵히 따르고 계시는 이기우 신부님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저자와 심사위원들의 바람대로, 화려한 말이 아니라 ‘삶의 투신’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오늘날, 행동하고 참여하고 연대하는 참다운 그리스도인들로 거듭나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번역상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조직신학자 루카스 마태오 세코(Lucas Mateo Seco) 신부의 「삼위일체론」을 번역한 윤주현 신부님(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장)에게 돌아갔습니다.

윤 신부님은 그 누구보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전통적 가르멜 영성서적들, 특히 두툼한 조직신학 관련 번역서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2012년부터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수도회의 한국관구장 중책까지 맡고 있는 역량 있는 신학자입니다.

책의 경중을 분량으로 따질 수는 없겠습니다만, 무려 1238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연구서는 30년이 넘는 신학생 교육의 결실로, 고전적 정통신학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 계시진리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삼위일체 교의의 의미를 실로 정교하면서도 깊이 있게 규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고 수준의 삼위일체 교본 내지 신학교재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 rn이재룡 신부(한국성토마스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