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제주-인천교구 환경보호 노력 기대된다

입력일 2018-09-11 수정일 2018-09-11 발행일 2018-09-16 제 3112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제주교구와 인천교구가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손을 맞잡았다. 양 교구가 협력하게 된 배경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생활환경, 공항과 해상교통 발달로 이동인구가 많은 선교적 여건 등에서 공통분모를 찾은 데 있다. 생태운동을 함께하기로 교구끼리 공식 협약을 한 것 자체가 한국교회로서는 이례적이다.

제주교구와 인천교구가 협력한 결정적 계기로는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을 꼽을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에 걸쳐 있는 하논 분화구는 국내 유일의 마르(maar)형 분화구이자 습지다. 지표면이 낮게 형성돼 물을 가두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10여 년 동안 복원사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분화구 복원을 이유로 물을 채워 호수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공유해왔다. 만약 하논에 토사댐을 만들고 호수가 개발될 경우, 하논성당터를 비롯한 사적지까지 물에 잠긴다. 서귀포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공동의 집’ 지구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제주교구는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인천교구는 지금이야말로 양 교구 간 협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본 것이다.

“환경 위기는 깊은 내적 회개를 요청”(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217항)하며 “지속적인 변화를 이루는 데에 필요한 생태적 회개는 공동체의 회개이기도”(219항) 하다. 하느님 작품을 지키는 우리 소명 실천은 곧 성덕 생활의 핵심이며, 절대 선택적이거나 부차적 측면이 아니다(217항 참조). 자연환경이 경제논리 개입으로 갈수록 황폐해지는 현실에서, 양 교구 공동체의 협력이 아름다운 연대의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