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대건청소년회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이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9-04 수정일 2018-09-04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스스로 기획에서 평가까지… 봉사 기쁨은 두 배
지역사회 발전 위한 프로그램 준비
대건청소년회 시범기관으로 지정돼
“타인 위한 고민과 실천 의미 있어”

9월 2일 어농2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대건청소년회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에서 청년들이 어르신의 화장을 돕고 있다.

“하나, 둘, 셋! 와~ 할머니 너무 고우세요!”

9월 2일 어농2리 마을회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의 사진을 찍은 청년이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청년의 칭찬에 어르신도 수줍게 미소 짓는다. 대건청소년회(법인국장 남승용 신부)가 마련한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 모습이다.

청년들이 준비한 봉사는 장수사진 촬영과 식사 대접이다. 어농2리 마을회관을 찾은 청년 10명은 어농1·2·3리 어르신들을 모시고 사진을 찍기 위해 화장도구에서부터 한복까지 준비해왔다.

장수사진 촬영이지만, 청년들의 촬영은 간이 스튜디오에서 찍은 정적인 사진에 그치지 않았다. 꽃밭 앞, 나무 아래… DSLR 전문가용 사진기에서부터 즉석사진기까지 총동원해 어르신들의 추억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남자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학창시절에 입었을 법한 교복도 준비했다. 어르신들은 청년들의 이런저런 요구에 어색해하면서도 시종일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식사를 대접하고 있는 옆 건물도 왁자지껄했다. 청년들은 어르신들에게 준비해온 음식을 배식하고 직접 만든 음료도 나눴다. 식사장소에 신명나는 트로트도 울려 퍼진다.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곡들을 청년들이 선별해왔다.

청년들이 봉사에 나서자 주변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더했다. 대건청소년회 산하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도 봉사도우미로 참여했다. 봉사활동 장소 인근 어농성지도 성지의 비품을 제공했다. 경기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서도 청년들의 봉사활동을 후원했다.

이날 사진촬영과 식사에 함께한 어농2리 윤형수(61) 이장은 “젊은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동네라 활기를 느끼기 어려운데, 이렇게 청년들이 와서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함께하면서 활기 있는 시간을 보내 즐거웠다”면서 “주민들을 대표해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건청소년회가 9월 2일 어농2리 마을회관에서 연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에서 청년들이 한복을 차려입은 어르신의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봉사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자기주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청소년 자기주도 봉사활동’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청소년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실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하는 봉사활동이다. 이 봉사활동은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9세 이상 24세 이하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다.

대건청소년회는 여성가족부로부터 청소년 자기주도 봉사활동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돼 지난 6월 청년들을 모집해 활동을 준비해왔다.

청년들은 6차례에 걸친 사전모임을 통해 이날 활동한 ‘거북이 사진관’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젊은 층이 거의 없는 마을을 찾아, 마을 어르신들 장수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로 뜻을 모았다. 청년들은 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어르신 비율이 높은 마을을 선정해 직접 방문하면서 행사를 섭외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방유리(마리스텔라·21·제1대리구 죽전본당)씨는 “그동안 틀에 짜인 봉사만 해왔는데 생각보다 준비해야할 것이 많아 놀랐다”면서 “단순히 봉사만 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해 의미가 깊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대건청소년회는 이미 대건청소년자원봉사단이나 대건청소년해외자원봉사, 동고동락 등에서 청소년들 주도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덕분에 대건청소년회는 경기도청소년자원봉사대회에서 5년 연속 ‘활동 우수터전’으로 상을 받았다. ‘활동 우수터전상’은 청소년자원봉사 터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지역 내 청소년자원봉사 활성화에 앞장선 기관들에 주어지는 상이다.

봉사 현장을 방문한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 남승용 신부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 대해 올바른 의식을 갖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앞으로도 청소년·청년들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역량을 나누는 움직임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9월 2일 어농2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대건청소년회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 장수사진 촬영과 음식 나눔 활동 중 청년들이 어르신에게 배식을 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