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난민에게 관심과 사랑을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09-04 수정일 2018-09-04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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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신관 5층 회의실에서 한 특별한 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의 주제는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시다’였다. 많은 해외원조 단체들의 주요 활동이 난민 지원이기에 손쉽게 뜻이 모아지는 분위기였다. 참가자들은 국내외의 난민을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관홍 신부가 이 주제로 특강을 했는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8년 동안이나 이주사목에 종사했던 이 신부는 “난민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난민 신청자만 많이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분이 씁쓸해지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나라가 제대로 난민을 보호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실상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일화였다.

최근 예멘 난민이 제주에 체류하면서 우리나라도 난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근거 없는 이슬람교에 대한 혐오로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거부하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믿고 따르는 예수는 태어나자마자 헤로데의 칼날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다. 공생활을 하면서도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한탄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난민이자 이주민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주변의 난민과 이주민들을 환대하고 보호하며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다.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