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절실하다

입력일 2018-08-21 수정일 2018-08-21 발행일 2018-08-26 제 310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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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를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던 2015년 10월로부터 2년10개월 만이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다는 사실만큼은 감격스럽고 환영할 일이다. 4·27 판문점선언 내용 중 가시적인 이행사항 가운데 하나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다.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도 촉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의 이면에 감격과 환희 못지않은 아쉬움과 절실함도 보게 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로 최종 선정된 우리 측 상봉자는 93명이었다. 이들 중 4명이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상봉을 포기하면서 89명이 실제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은 5만6000여 명이다. 생존자의 85% 이상이 70대가 넘는 고령자다. 1회에 90~100명이 이산가족 상봉을 한다면 상봉행사가 600회 가까이 열려야 모든 이산가족들이 북의 가족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성경 창세기에는 요셉이 자신을 버렸던 형제들을 만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7년 2월 교황청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접견하며 “남북 이산가족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2014년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추기경 회의에서 분단된 땅에서 사는 이산가족들을 위한 기도와 강복을 요청하기도 했다.

혈육을 만나는 일에 정치적, 사회적 고려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