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최영림(골룸바)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8-07 수정일 2018-08-07 발행일 2018-08-12 제 310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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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 가난한 이웃과 연대하며작게라도 함께 목소리 내고 싶어”
교구 정평위 산하 ‘마음모아’서 활동
억울하고 고통 받는 이들 찾아 봉사

최영림씨는 “사회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성경을 묵상하면서 우리 곁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느끼게 된다 ”라고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난한 사람과 함께하라고 분명하게 초대하시잖아요. 후에 그분 앞에 섰을 때 그분들과 함께했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두물머리 유기농지, 세월호 합동 분향소,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성주 소성리, 제주 강정마을, 광화문 촛불집회 등. 최영림(골룸바·50·제2대리구 과천본당)씨가 지난 6년 동안 방문한 곳들을 나열하면 시민단체나 운동권에서 활동하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최씨는 시민운동가도, 그렇다고 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나 다른 어떤 시민단체의 간사나 간부도 아니다. 굳이 봉사하고 있는 직책을 내밀자면 본당 선교분과장이고, 가톨릭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라는 것 정도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마련한 사회교리교육을 받고 무언가 개운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갈증을 느꼈죠. 그래서 사회교리 서적을 강독하는 모임에 참여했고, 지금은 ‘마음모아’와 억울하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분들이 계신 곳을 찾아다니고 있어요.”

최씨는 현재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산하 ‘마음모아’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최씨처럼 사회교리를 배우고, 현장을 찾아 실천하는 9명의 신자들이 함께하는 모임이다. ‘마음모아’는 특별히 어떤 활동이나 봉사를 주관하거나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뿐이다.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작게라도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것이 ‘마음모아’의 활동이다.

“현장에 가면 억울하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고, 그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분들만으로는 큰 힘을 낼 수 없어요. 그 뜻에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곁에 있어줄 사람들이 필요해요.”

최씨는 비록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가난하고 작고 보잘 것 없더라도 연대하고 함께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광화문에 모인 촛불들이 가져온 변화는 최씨의 활동에 희망으로 다가왔다.

최씨는 이렇게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고, 또 성경을 묵상하면서 멀리, 막연하게 계신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제자들에게 몸소 보여주시면서 이끄시는 예수님을 느끼고 있다. 특히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과 함께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많이 묵상하게 된다고 했다.

최씨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알면서도, 주변에 가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사회 속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현장을 나가면 책보다 현장에서 사회교리를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