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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특집/가정화목 이렇게…] 2 PET교육 수료한 최혜경씨 부부

노경아 기자
입력일 2018-08-03 수정일 2018-08-03 발행일 1993-05-16 제 1855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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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정문제는 대화로 해결

집안 구석구석에 웃음소리 넘친다
TV시청 줄고 자기 감정 전달에 충실
감정 개입되는 회초리 집안서 몰아내
최근 제시된 청소년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가족 간의 대화단절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즘 교회 안에서는 가정운동의 하나로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는 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PET)은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데 있어 보다 구체적인 기술과 효율적인 방법을 익히는 훈련으로 가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ET(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 강좌를 받고나서 우리 가정은 참으로 달라졌어요. 우선 텔레비전을 켜는 시간이 현격히 줄었다는 점이 가장 뚜렷한 변화이지요.”

최혜경씨(33세·글라라)는 이제 6살 난 아들 종범이와 5살 난 딸 수빈이 연년생 남매를 둔 어머니이자 주부이다. 소위 말하는 맞벌이 부부이기도 한 최씨는 경기도 의왕시에 조그만 아가용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부모의 열망이 “좋은 부모가 되고 자녀를 훌륭히 키워내는 것”이듯 최씨의 소망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소소한 가정일에다 사업이 이르기까지 넘쳐나는 일들을 잠시 뒤로하고 남편 유관철씨(36세·프란치스코)와 함께 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PET)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 수료한 이 강좌는 최씨 가정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우선 최씨가 아이들에게 화가 나거나 잘못한 일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들었던 회초리가 없어졌다.

“사실 회초리를 드는 어머니의 마음은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되는 동시에 화풀이가 시작되는 순간이지요. 대화로서 아이에게 잘못을 지적해주고 함께 개선점을 찾아야하는데 알면서도 실천은 쉽게 않았어요”

PET에서 배운 ‘반영적 경청’ ‘나 전달법’ 등의 방법을 통해 이제는 시간이 꽤 걸리더라도 꼭 대화로 문제해결을 하고자 최씨는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자연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큰소리도 사라져 식구들의 낮은 목소리와 밝은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우게 됐다.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면서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말귀를 못 알아들을 것이라는 저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 줄 깨닫게 됐지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얘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또 다른 어른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제가 자녀에게 해왔던 말들과 행동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돼요”

특히 최씨는 PET교육을 통해 자녀문제 뿐만 아니라 부부간에도 확실한 자기 전달법과 감정을 표현하게 되면서 그동안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던 “사랑합니다”라는 얘기도 남편과 자주 주고 받곤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지속적인 실천이 어렵다는 점이다. 최씨는 그래서 갖가지 실천사항들을 조그만 메모지에 적어 부엌 싱크대 냉장고 화장대는 물론 병에다 일일이 붙여놓고 위기상황이 닥칠 때마다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이제 좋은 부모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깨닫게 됐다는 최씨는 “그저 모르고 아이를 대했을 때보다 더 조심스럽고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밝고 맑고 드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기술과 방법을 알고 있으니 마음은 한결 가볍기만 하다.

노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