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함수아(율리아나)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7-31 수정일 2018-07-31 발행일 2018-08-05 제 310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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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존재구나…’  
봉사하면서 감사한 마음 절로 피어나
매일 복음묵상으로 살아갈 힘 얻어
지적·자폐 청소년 돕는 봉사 이어와 

함수아씨는 “봉사는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 복음묵상을 들으면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어요.”

함수아(율리아나·33·제1대리구 영통성요셉본당)씨는 매일 출근 준비를 할 때마다 하는 일이 있다. 그날의 복음과 독서, 그에 관한 성경묵상을 낭독하는 CD를 듣는 일이다. 함씨는 바쁜 하루를 준비하면서도 성경묵상 듣기만큼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그날의 복음과 묵상을 듣고 있으면 예수님을 만나고 있는 기분이 든다”는 함씨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함씨가 매일 복음묵상을 듣게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던 때다. 우연한 기회로 복음묵상 CD를 접하게 됐다. CD에 담긴 복음말씀은 매일 반복되는 시험공부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함씨에게 큰 힘이 됐다. 함씨는 “매일 복음묵상을 듣기 전까지 성당은 의무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다니는 곳이었다”면서 “자기와의 싸움인 공부를 하면서 말씀에서 힘을 받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봉사는 누군가를 도와주고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고 봉사를 하면서 많이 느껴요. 그래서인지 봉사할 때 마다 ‘하늘에 보물을 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시험에 합격하면 봉사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어오던 함씨는 3년간의 공부 끝에 2016년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봉사를 시작했다. 교구 지적·자폐성장애인선교회에서 지적·자폐성 장애청소년 모임인 ‘맑은 눈 친구들’을 돕는 봉사였다. 함씨는 직장이 먼 관계로 본당에서 하던 봉사를 중단했지만, 매월 1회 ‘맑은 눈 친구들’을 만나는 봉사만큼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맑은 눈 친구들’과의 만남은 제게 정말 소중해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불평 불만을 하던 평상시의 나를 돌아보게 돼요.”

함씨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편”이라고 말하고 “봉사를 하면서 ‘나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 ‘나도 가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어오른 마음이 바로 ‘감사’다. 함씨는 봉사를 계기로 느낀 감사를 매일 자기 전, 그리고 하루 중 생각날 때마다 기도로 바치고 있다. 하느님께 받은 많은 은혜들과 오늘 하루 중 특별히 감사한 일들을 하나씩 생각하면서 바치는 기도다.

함씨는 “봉사를 하면서 감사를 느끼고,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실 때도 먼저 감사기도를 바치신 모습을 묵상하면서 감사기도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일 복음을 묵상하고, 봉사하고, 감사기도하며 생활을 하다보면 제게서 아주 조금이나마 예수님의 향기가 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있겠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 하루를 당당하게 살 수 있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