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안은혜(미카엘라)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6-04 수정일 2018-06-05 발행일 2018-06-10 제 309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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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기도하는 신앙에서 벗어나 이웃 위해 봉사할 수 있어 감사”
봉사프로그램 2년째 참여하며
주변 사람들 돌아볼 수 있게 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갈라티아서 2장 20절은 안은혜(미카엘라·23·수원대리구 매탄동본당)씨가 늘 마음에 품고 다니는 성경말씀이다. 이 말씀은 냉담에 빠져 하느님을 멀리했던 안씨가 다시, 아니 더 깊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제가 다시 성당을 찾게 된 것도,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도 다 예수님이 제 안에 살아계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안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수원으로 이사를 하면서 성당에 나가는 것도 멈췄다. 성당에 다니는 것 자체가 싫지는 않았다. 주변에 스스로 성당을 다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몸에 묵주를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다만 성당 다니는 것이 부모님의 강요처럼 느껴져 반감이 생겼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되면서 성당과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회사 근처에 성당이 있다는 걸 알고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한 번, 두 번 찾다보니 본당 청년들의 권유로 청년피정인 비다누에바에도 참여하게 됐다. 그때 갈라티아서의 말씀을 만났다.

안씨는 “피정을 하면서 그동안의 신앙생활이 껍데기만 신앙생활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묵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피정 중에 저절로 묵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예수님이 내 안에 살아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앙생활은 그저 혼자 기도하는 것만이 신앙생활은 아닌 것 같아요.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위해 조금이라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부족한 제가 봉사하게 해주신 것이 기쁘고 감사해요.”

그렇게 하느님께 돌아온 안씨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본당 청년 레지오마리애 ‘상아탑’ 쁘레시디움 부단장과 본당 청년부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대건청소년회에서 운영하는 봉사프로그램 동고동락에도 2년째 참여하고 있다. 특히 동고동락은 다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안씨는 “동고동락을 통해 내 주변의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됐다”면서 “그동안 신앙생활이 혼자 기도하는 정적인 것이었다면 동고동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외된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일하는 더 활동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고 했다.

“봉사를 하면서 그동안 만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안씨는 자신이 냉담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찾았던 것처럼, 하느님에서 멀어진 이들이 다시 하느님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안씨의 인도로 벌써 3명이 회두했고, 1명이 세례를 받았다.

“요즘은 성당에서 멀어진 많은 청년들이 다시 하느님 품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청년들의 어려움, 그 마음을 모두 헤아려주시는 하느님께서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실 거라 생각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