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나누어줄 사랑 없나요?] 13 공소 마련 애태우는 군종 칠성본당

입력일 2017-08-16 수정일 2017-08-16 발행일 1994-08-28 제 1919호 1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개신교 교회 빌려 미사 봉헌

나물 뜯어 기금 마련 “역부족”
강원도 화천군에 소재한 군종교구 칠성본당(주임=이성구 신부)교우들이「사방거리」공소 건립에 동참해줄 전국의 은인들을 찾고 있다.

그동안 공소가 없어 개신교 군인교회를 빌려 주일미사를 봉헌하던 칠성본당 군 장병들의 숙원은 사방거리에 우리 공소를 짓는 것.

사방거리는 화천 시내에서 약 30여 리 북쪽으로 더 올라가는 위치에 있는 마을로, 마을 이름처럼 사방이 산과 군부대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군사도시이다. 따라서 군부대뿐 아니라 군인 신자 가족이 많아 시골 치고는 결코 작은 마을이 아니라는 것이 본당 주임신부의 말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군인 성당이라고는 화천 시내에 창고 건물을 개조한 칠성성당뿐이어서 인근 군장병들은 물론 군인 가족들도 신앙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칠성본당 주임 이성구 신부는『교회 건물을 빌려 주일미사를 봉헌하다 보니 교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서둘러 미사를 끝내고 뒷정리를 해야 해 사목자가 아니라 제구를 챙겨 다니는 보따리 장사꾼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더위로 고생하는 군 신자들에게 보다 시원하고 안정된 장소를 제공하지 못해 안쓰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인지 사방거리 인근의 군 신자들은 공소 마련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군인 가족들은 공소 건축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산나물을 뜯거나 오징어 양말 비누 등을 팔고 있다. 또 제대를 앞둔 한 신자는 이사를 가면서까지 성모 상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공소가 생기면 피아노를 기증하겠다는 군 신자들도 있다 한다. 그러나 신자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립식 공소 건물을 건립하는 데는 그 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주민 전체가 군 가족이라 할 만큼 사방거리가 군사도시로 형성된 마을이라 물건 판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칠성본당 성모회 심길섭씨는『신자들이 공소 건축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는 열성만 앞설 뿐 큰 힘이 되지 못해 주임신부 보기를 민망스러워 한다』면서『사방거리에 개신교회뿐 아니라 번듯한 성당이 세워질 수 있도록 전국의 신자들이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 도움 주실 분=국민은행 620-01-0552-201 이성구 신부, 전화 (0363) 441-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