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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달에 만난 사람] 4 KBS 국악관현악단 민의식씨

최정근 기자
입력일 2017-07-21 수정일 2017-07-21 발행일 1994-10-30 제 1927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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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둥」창단 국악 대중화 심혈

“주일미사 한 대라도 국악으로 해야”
국악캐롤송 제2집 제작 계획
가톨릭교회는 토착화되고 있는가? 과연 가톨릭교회는 민족 종교로서 이 땅에 뿌리를 내렸는가? 라는 문제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그 방향이 묘연한 상태이다.

몇 달 전 종교음악의 토착화라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모여 창단한「가톨릭우리소리 국악관현악단」의 지도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민의식(토마스ㆍ38세)씨는 가톨릭 종교음악의 토착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음악인이다.

민의식씨는 현재 KBS 국악관현악단 가야금 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가톨릭 국악미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국악인으로서 또한 신앙인으로서 적어도 주일미사 중 한 대만이라도 국악미사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고 피력하는 민의식씨는『국악이 교회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회 당국자들은 물론 신자들이 국악미사에 대한 관심을 가져줘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국악의 해가 선포됐지만 다른 해와 다른 분위기는 느끼지 못한다』고 진단하고『국악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위해 국악인들은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하며 정부 역시 적절한 대책 마련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우리소리 국악관현악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민의식씨는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무형문화제 2호 이수자로서 국악계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다. 또한 그는 지난 85년「소금장수」「산도깨비」특히「국악캐롤」로 유명한「슬기둥」을 창단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고「국악캐롤」은 88년에 제작되어 지금까지 40만 장이나 팔려 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가늠케 했다.

이에 대해 민의식씨는『우리 음악의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국악을 보다 쉽게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니「슬기둥」이 태어나게 됐다』며『가톨릭교회의 좋은 성탄 음악을 국악으로 쉽게 편곡해 국악캐롤 제2집을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오따 줄리아의 생애를 그린「오따 줄리아의 순교」공연의 산파 역을 맞기도 했던 민의식씨는 12월 1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우리소리 국악관현악단의 창단 공연 등 쉴 새 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국악미사에 관련된 악보와 음반을 준비하고 있는 민의식씨는 한국 교회 최초로 강수근 신부가 만든 국악미사 음반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국악미사의 토착화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오는 12월 KBS 국악관현악단의 정기 공연으로 가톨릭 종교음악을 다루게 되어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그는『종교음악 중 가톨릭음악이 타 종교음악보다 어려워 대중화되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하고『KBS의 이번 공연은 이를 쉽게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국안인 이전에 종교인임을 강조하는 민씨는『앞으로 우리소리 국악관현악단은 전 세계 각 나라를 돌며 연주회를 개최할 것』이라며『우리들의 꿈은 로마 교황청에 가서 우리 국악미사곡을 연주하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정근 기자